토요타는 지난 5일 올 한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976만대로, 생산목표를 1005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올 2월 발표한 958만대, 972만대에서 각각 18만대, 33만대 증가한 규모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수요 확대와 북미ㆍ동남아ㆍ중근동 등 전 지역의 판매 호조를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토요타는 2008년부터 지속된 엔고와 2009년 북미지역 대규모 리콜 사태,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등 대규모 악재가 이어지며, 고전했다. 2010년 총 판매 842만대로 미국 GM(839만대)에 뒤쫒기다 지난해는 795만대로 4위까지 주저앉았다. 2000년대 중반까지 ‘토요타를 배우자’던 회사들은 ‘토요타를 반면교사로 삼자’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전열을 재정비한 토요타는, 올 1분기 249만대로 1위에 복귀한 데 이어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34% 늘어난 497만대를 판매하며 GM, 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기아차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렸다.
2013 회계연도 1분기(2012년 4~6월) 실적도 매출이 59.9% 증가한 5만5015억 엔(약 79조원),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한 3531억 엔(약 5조800억원, 영업이익률 약 6.4%)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면에선 10%대인 폭스바겐, 현대기아차에 뒤지지만 그만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토요타는 지난해 말 신형 캠리를 시작으로, 올해 총 19종의 신차를 출시한다.
이는 경쟁사의 정체와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1위를 기록한 GM은 상반기 467만대를 판매, 2위로 처졌다. 상반기 실적도 2억 달러 줄어든 754억 달러(약 85조원), 영업이익은 7억 달러가 줄어든 43억 달러(약 4조85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올 초 7%의 지분을 획득한 프랑스 PSA그룹의 실적 하락도 악재 중 하나다.
독일 폭스바겐도 445만대로 전년대비 판매는 약 7% 늘었으나 폭스바겐의 주 무대인 유럽의 시장 감소와 중국의 성장 둔화로 판매 증가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상반기 르노(133만대, -3.3%)의 부진으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닛산(262만대)을 더해도 395만대로 지난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선전했다. 전년동기대비 11.9% 늘어난 357만대로 5위를 유지하고 있다. 66조원의 매출과 7조원이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난 7월 판매(54만대) 성장률은 1.8%로 뚝 떨어졌다. 세계 전 지역에서 토요타의 맹공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토요타가 약세인 유럽을 제외한 미국ㆍ중국 등 전 지역에서의 점유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고 있다.
회사 역시 “올 목표인 700만대(현대차 429만대, 기아차 271만대)는 초과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하반기 유럽,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시장 침체 우려 속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가 지난해 12월 BMW와 기술제휴를 맺은 데 이어 올 4월 중국에서 전용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등 기존에 약세를 보였던 지역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며 “예상 이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토요타의 공세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