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지리멸렬한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전장은 미국이다.
이번 싸움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 따라서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변해,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특히 향후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관련 본안소송이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된다.
삼성과 애플은 배심원단 앞에서 각각 25시간씩 자사 입장을 설명하고 증거를 제시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무선통신 관련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기기당 2.4%(14달러 수준)의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을 기준으로 1대 당 약 14달러를 받게 되는 셈.
애플은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이끌어낸 디자인 특허와 UI 특허를 삼성이 침해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갤럭시탭 10.1에 걸린 태블릿PC 디자인 특허는 영국·독일 등 유럽 법원이 미국과 상반된 결론을 내린 바 있어 이번 소송의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법원에 낸 자료를 통해 삼성의 특허 침해로 25억2500만달러(약 2조900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양사 모두 이번 소송에서 패할 경우 입게 될 타격은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양사는 본안소송 전부터 자사에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소송에서 지는 쪽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렇다보니 앞서 최지성 삼성그룹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법원의 권유로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직접 특허협상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만 재확인했을 뿐 어떠한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에서 패하는 쪽은 결국 더 이상의 타격을 막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본안소송 심리는 주 3~5회 진행하는 집중심리 형태로 이뤄져 4주 만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