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연체율 상승에 가계빚까지 급증…'부채대란' 오나

2012-07-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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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대부분이 신용등급 낮은 서민…이자 부담 커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카드,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채권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부채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연체율은 시중은행의 연체율 상승률보다 훨씬 빠른 속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체 카드사 대출자 중 30일 이상 연체자의 비율은 지난해 1월 4.5%에서 올해 5월 5.6%로 급증했다.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은 카드사보다 심각했다. 캐피탈사는 6.1%에서 8.2%로, 저축은행은 12.2%에서 14.9%로 각각 2%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상호금융사도 3.7%에서 4.1%로 상승했다.

반면 시중은행은 2.2%에서 2.3%로 0.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연체율 상승과 함께 제2금융권의 가계빚도 급증하면서 부채대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455조9000억원에서 올해 5월 456조7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83조7000억원에서 186조원으로 2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시중은행의 3배에 달한다.

문제는 제2금융권 대출자가 대부분 생활이 어렵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라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2개 이상의 카드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이용하는 저신용자는 각각 91만4000명, 61만6000명이었고 대출액은 8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잠재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성 카드자산 규모는 총 대출성 카드자산(32조1000억원)의 33%에 달하는 10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2금융권 이용자들은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서민들”이라며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까지 크기 때문에 이는 곧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 침체와 소득감소 등으로 서민들의 가계빚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의 ‘2011년 가계금융 조사’를 보면 순자산 하위 20% 가구의 평균 신용대출은 2010년 882만원에서 지난해 1098만원으로 24.5% 급증했다. 상위 20%의 신용대출(774만원)보다 더 많다.

카드대출은 순자산 상위 20%가 17만원이지만 하위 20%는 119만원에 달한다. 결국 형편이 어려운 서민층이 제2금융권 빚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부채대란을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다중채무자와 취약 계층의 연체율 문제는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다”며 “금융기관 자체적으로 이자율을 조정하거나 원리금 상환 기간을 유예하는 등 서민금융지원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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