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 현장증언><11> 잠깨는 신천지 중국 서부. 장맹근 한타 충칭공장장

2012-07-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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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서부지역은 중국 연안지역의 10년전 모습과 흡사합니다. 연안지역의 과거 10년간의 발전을 생각해 보십시오. 막 잠 깨기 시작한 거대시장 서부를 주목할 때입니다.”

한국타이어 장맹근 충칭(重慶)공장장(상무)은 2001년 중국땅을 밟은 후 2010년까지 9년여를 중국 저장(浙江)성과 장쑤(江蘇)성 등 연안지역에서 근무하다가 2010년 12월부터는 충칭에서 비즈니스활동을 하고 있다. 충칭공장 건설을 총괄하고 있는 장 공장장은 중국의 서부지역을 ‘천지개벽을 앞둔 신천지’라고 말하는 데 한치의 주저함이 없었다.

중국의 서부대개발 프로젝트는 2000년도부터 시작됐다. 1단계(2000년~2010년)로는 인프라구축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며 2단계(2011년~2030년, 본격개발기)와 3단계(2031년~2050년, 자생적 완성단계)로 진행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2010년 5월 충칭의 량장신취(兩江新區, 양강신구)가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톈진(天津) 빈하이(濱海)에 이어 중국에서 3번째 국가급 개발구로 비준을 받았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의 충칭공장 역시 양강신구에 위치해 있다.

이렇듯 서부대개발은 올해 13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마저 얻었지만 장 공장장의 눈에 서부지역은 아직 발전궤도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직전의 수준이라고 한다. 그는 “충칭만 하더라도 도로나 전기 등 산업기반시설이 아직 부족하다”며 “한꺼번에 광범위한 지역을 확장하다보니 수요를 충족시키기가 버거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국의 연안지방은 경제논리로 비즈니스가 이뤄진다면 서부지역은 아직도 공무원 주도의 경제시스템이 작동한다”며 “고위층은 상당히 개방됐지만 실무진들은 아직 계획경제 시절의 습성이 남아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10년전인 2002년의 동부 연안지역의 모습이 딱 이와 같았다”라면서 “이후 연안지역은 무서울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거둬왔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연안지역은 세계시장을 염두에 둔 생산기지 혹은 수출전진기지 차원에서 가치가 높았다면, 서부지역 진출은 철저히 중국의 내수수요를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부에서의 수출 물류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대신 서부에 생산기지가 있다면 그만큼의 물류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연안지역에서 서부로 제품을 배송하려면 장강을 이용해야 하며 시간은 3일에서 길게는 10일여가 걸린다.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충칭공장 역시 철저히 서부지역의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장 공장장은 중국 서부지역의 내수시장의 발전가능성에 대해서 확신에 차 있었다. 그는 “충칭시의 인구는 3300만명이며 충칭과 맞닿아 있는 후난(湖南)성, 후베이(湖北)성, 구이저우(貴州)성, 쓰촨(四川)성, 산시(陝西)성의 인구를 합하면 3억명을 넘어선다”며 “2011년 중국의 1인당 GDP가 5200달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지역은 이미 우리나라의 GDP를 훌쩍 넘는 1조5000억달러의 시장규모를 갖추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공장장은 “많은 한국인들이 서부진출을 주저하지만 지금 진출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서 “더욱이 지금 진출하면 현지 정부의 대규모 패키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서부지역은 자동차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에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진출해 시장을 개척한다면 승산이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 공장장은 “충칭에 있는 창안(長安)기차를 비롯해 포드, 스즈끼, 볼보 등이 이 지역에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좋은 품질의 자동차부품업체를 구하느라 혈안이 돼 있다”고 소개했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으로 인해 서부대개발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 장 공장장은 “단언컨데 보 전 서기의 실각으로 인한 지역내 경제 사회적 동요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서부대개발은 중국의 국가적인 사업이며, 미래 성장동력이기도 한 만큼 추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다만 보시라이의 정치적 미래와 네트워크를 목표로 서부진출을 추진했던 여러 글로벌 기업들로서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주요약력 ▲1959년 전남 진도 ▲1978년 목포고 졸업 ▲1985년 전남대 화학공정학과 졸업 ▲1987년 한국타이어 입사 ▲2001년 한국타이어 자싱(嘉興)공장 품질기술팀장 ▲2007년 한국타이어 장쑤(江蘇)공장 기술팀장 ▲2009 장쑤공장장 ▲2010년 충칭(重慶)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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