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편입 비중은 지난 6일 90.9%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 금융위기(88%), 지난해 10월 (87%) 이후로 3년래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유럽 재정 위기 등 시장 부진이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채권 비중을 늘리거나 현금 확보 비중을 높이는 안전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식형 펀드 내 주식 편입 비중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이를 결정짓는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을 얼마나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지 방증하는 기준으로 시장에서 활용된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수급 주체들의 매도량과 금액이 6월 중순 이후 확연히 감소하고 있다”며 “다만 팔 물량이 없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점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판단하는 경상적인 비중을 94%대로 판단한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95.5%까지 상승한 전례가 있다. 현재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99조원인만큼 단순하게 계산한다면 4조원 가량이 더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마냥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하기에는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현재 증시에 영향이 큰 수급 주체는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95%까지 비중이 올라간다는 것은 아주 장이 좋았을 때를 의미한다”며 “하지만 현재 외국인의 변수가 더 중요한만큼 국내 주식형 펀드 주식 비중의 영향력은 그 다음”이라고 설명했다.
바닥권을 형성한 것은 분명하지만 뚜렷한 개선세가 언제 나타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당장 4조원 가량이 시장이 들어온다고 해도 지수 상승을 동반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90%가 바닥권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주가에 충분히 악재 우려가 반영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97%까지 비중이 올라간다고 지수가 더 못 오르는 것도 아닌 만큼 현재 유동성 측면에서 바닥이란 기대를 갖는 정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