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발표한 국가ㆍ브랜드별 자동차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 5월 유럽 승용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8.4% 줄어든 115만434대에 그쳤다. 10만대 이상 판매가 줄었다.
그리스(-47.3%), 포르투갈(-27.5%), 이탈리아(-14.3%), 스페인(-8.2%) 등 남유럽 국가를 비롯, 현지 3대 시장인 독일(-4.8%)과 프랑스(-16.2%)가 마이너스 성장했다. 영국만이 7.9%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제조사별로도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년동기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 시장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은 전년동기대비 5.7% 감소한 27만2000여 대. 이어 PSA그룹(-19.5%), 르노그룹(-13.1%), GM(-8.4%), 포드(-12.8%), 피아트(-12.6%), BMW그룹(-5.9%) 등 상위 7개 기업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10위권 기업 중에선 8위 현대기아차가 가장 높은 15.9% 늘어난 6만5004대를 판매했다. 현지 점유율도 지난 4월 6.1%에는 못 미쳤으나 5.9%로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특히 기아차는 두 번째로 높은 29.8%의 성장세(3만1373대·점유율 2.7%)를 보였다. 현대차는 7.0% 늘어난 3만6506대(점유율 3.2%)였다.
다임러(벤츠)에 이은 10위 토요타도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판매가 늘었다. 12.5% 늘어난 4만3000여 대. 단 여전히 예년 수준에는 못 미쳤다. 혼다 역시 12.7% 늘어났으나 판매량은 1만700여 대에 그쳤다. 스즈키, 미쓰비시, 마쓰다 등 나머지 일본 기업은 대부분 전년대비 감소했으며 판매량도 1만대 미만이었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건 영국 프리미엄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로, 전년동기대비 34.5% 늘어난 9400여 대의 판매고를 보였다.
중국, 미국과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은, 올 1~5월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한 564만여 대가 판매되며 지난 2008년 이래 5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지난 17일(한국시각)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 총선에서 유로존 잔류, 긴축 재정을 정책으로 내건 신민당이 당선됨에 따라 하반기 그리스를 제외한 유럽에서의 자동차 경기가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