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속 창업열풍 왜?

2012-04-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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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경기침체와 베이비부머 은퇴가 계속되면서 창업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창업 실패에 대한 리스크도 커져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베이비부머 세대의 창업시장 유입으로 신설법인 수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사상 처음 3개월 연속 6000곳을 넘겼다.

특히 지난 2월 신설법인은 6439개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1.6%(2191개)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도별 2월 실적으로도 신설법인 통계작성(2000년)이래 가장 높은 실적이다.

이 가운데 50대와 60대가 설립한 법인이 각각 66.8%, 56.8% 급증해 창업시장의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등장했다.

특히 지난달 중순 개최된 '제27회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에는 매일 1만5000명 이상의 창업희망자들이 방문하면서 창업열풍을 실감케 했다.

포화상태에 달한 창업시장에 기존 아이템과 차별화된 경쟁력, 내실을 갖춘 새로운 업종과 창업아이템이 늘고 있다는 것도 최근 창업시장의 현상 중 하나다.

창업 전문가들은 최근의 창업열기 요인을 세 가지로 진단하고 있다. 먼저 은퇴한 경제주체들이 경기침체로 또다른 경제활동이 여의치 않자 직접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에 탄력받은 활황형 창업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내몰린 불황형 창업이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심리를 꼽고 있다. 마지막 요인은 문턱이 낮아진 창업자금에 대한 금융지원이다. 중소기업청은 IBK기업은행과 함께 시니어전용 창업자금 500억원을 마련하고 베이비붐 세대 자금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40세 이상으로 창업 3년 미만 창업인에게 5년간 연 3.9% 고정금리로 업체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이다.

신용보증기금도 청년층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청년창업특례보증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3억원(운전자금은 1억원)으로 확대했으며, 보증료율도 현행 0.5%에서 0.3%로 0.2%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문제는 무턱대고 뛰어든 창업의 실패사례도 많은 데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급증은 경제활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대부분이 도소매업과 운수업, 서비스업 등 전통적 생계형 창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생계형 업종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이 경쟁에 밀려 도산할 경우 개인파산 등 빈곤에 빠질 위험도 그만큼 높다.

더구나 1억원 이하 소자본 창업자가 창업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이들의 자립기반 또한 취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큰 자본을 투자한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소자본 창업자를 중심으로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소자본의 생계형 창업자가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트렌드성 창업 아이템을 쫓아 창업하는 성급함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자신의 자금규모에 맞는 형태로 준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창업을 이뤄낼 것을 주문한다.

한국창업컨설팅 공성준 팀장은 "1억원 이하의 소자본 창업에 나선다면 기대수익률을 투자금에 맞춰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안전한 창업을 이뤄낼 수 있다"며 "과도하게 높은 기대치로 트렌드성 업종을 선택하거나 자본에 맞지 않는 큰 규모로 창업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공 팀장은 또 "수익에 대한 무리한 욕심으로 빚을 내서 창업하는 것도 실패를 앞당기는 요인"이라며 "전체 창업자금 내에서 대출비율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건강한 사업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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