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논란에 휩쌓이게 됐다. 또한 내부적으로 공시이전에 최대주주가 미리 알고 지분을 전량 매도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클루넷은 이전 최대주주였던 HTIC-M&A투자조합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인 26만4705주(발행주식대비 5.25%)를 매도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당초 2대주주였던 강찬룡 공동사장이 10만9849주(2.1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문제는 클루넷이 밝힌 지분 변동일자에 있다. HTIC-M&A투자조합이 지난 9일에 지분 전량을 매도했는데, 이날은 클루넷이 전 공동사장인 김대중씨와 강찬룡씨, 그리고 전 임원이었던 정용희씨가 105억원 규모의 횡령·배임에 대한 공시를 한 날이다. 이 공시로 인해 클루넷은 다음거래일이었던 12일에 거래 정지됐다. 횡령·배임 혐의 발생은 주요한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 포함 사유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횡령·배임 발생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자금을 뺄 수 없어졌지만, 최대주주는 이미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한 투자자는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거래정지가 될 것이 분명한 횡령·배임 혐의 공시 이전에 전형적으로 지분을 털어버리고 도망가면 그만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투자자와 회사에 직간접적 손해를 미친 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관련 사이트에서 또 다른 투자자는 "관리종목이 문제가 아니라 횡령·배임으로 인한 상장폐지가 관건인데, 최대주주가 지분 털고 도망갈 때는 상폐가 될 수밖에 없다"며 "1000만원 이상 손실을 투자자들도 있는데 최대주주란 사람이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최대주주가 횡령·배임 사실을 알고 지분을 처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스몰캡팀 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들은 대부분은 최대주주가 오너이거나 사장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회사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여서 적절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를 받은 경우에도 소액주주들보다는 그들에게 먼저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은 악재 이전에 주식을 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평가했다.
클루넷은 지난해 8월 안철수 연구소와 보안 공동사업을 체결하며 안철수 테마주에 합류했다. 그 이후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주가가 5배 이상 뛰었으나 금융감독원의 수사 등으로 급락하며 거래정지 직전에 1160원으로 마감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