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한명숙, 첫 회동 온화한 분위기 속 '탐색전'

2012-01-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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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헌정사상 최초로 여야 여성 수장이 17일 국회에서 마주했다. 지난 15일 선출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이날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취임 인사차 예방한 것이다. 이들은 회동에서 국민생활 책임정치, 국민참여경선제 등에 공감하면서 긴장감 넘친 탐색전을 끝냈다.

이날 회동 직전까지 만남이 어떤 분위기로 흐를지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게 양당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존칭을 생략한 채 “박근혜는 독재정권을 이끌던 박정희 딸”이라며 박 비대위원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는 점에서 냉랭한 분위기가 흐를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회동은 서로 웃음이 오가고 덕감을 건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0분가량 진행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뒤 “민주당이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겠다고 말씀하신 것을 봤다. 앞으로 여야가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한 대표도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어떻게 보면 2012년이란 해는 여성들이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정치가 가장 후진적인데 이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혁신의 작업을 함께 할 수 있게 돼 참 좋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은 대립각을 세우는 공방전이 아니라 탐색전 성격이 강해보였다. 주된 화제도 공직선거법 개정 문제에 국한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하려면 공천을 힘있는 몇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4ㆍ11 총선에서 국민경선제를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 대표는 민주당도 국민참여경선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한 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면 국민의 뜻과 눈높이에 맞는 공천 혁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경선이 부작용없이 되려면 여야가 동시에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선거법 개정 논의를 서두를 것을 제안했다.
 
이에 한 대표는 모바일투표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고 “이렇게 공천을 하면 낡은 정치, 조직정치, 돈 정치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강조하며 관련 자료를 건넸다.
 
한 대표는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징역 1년형이 확정돼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을 구명하기 위한 '정봉주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의 2월 국회 처리를 요청했고, 박 비대위원장은 검토하겠다고 했다.
 
양당 대표는 총선을 앞둔 중차대한 시기에 당의 수장을 맡은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대표가 “많이 어려우시죠?. (당선의) 기쁨은 한순간이고 어려움이 닥치기 때문에 박 비대위원장도 어려우시겠구나 생각하면서 왔다”고 말했고, 박 대표는 “같은 것 같습니다. 같이 힘을 합하자”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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