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현대차그룹-공청단중앙 전략적 협약 체결식’이 거행됐다. 현대차에서는 설영흥 부회장, 담도굉 총경리 등이 참석했고, 공청단 중앙에서는 루하오(陸昊) 제1서기와 왕샤오(王曉) 공청단 중앙서기처 상무서기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제1서기는 장관급으로 공청단 서열 1위 인물이며, 상무서기는 서열2위다. 이들이 직접 참가한 만큼 인민일보, 신화사 등 중국 관영매체들도 이 소식을 비중있게 처리했다.
중국 공청단은 중국 공산당의 산하기구로, 중앙 및 지방정부 등에 300만 개의 하위 조직과 8000만 명의 조직원을 두고 있다. 공청단원은 청년들로 14세가 되면 가입자격이 주어지고, 28세가 되면 자동적으로 탈퇴된다. 휘하에 수많은 공익단체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위성TV를 비롯해 중국청년보, 베이징청년보 등 다양한 매체를 보유하고 있다. 1920년에 출범한 만큼 중국인들에 대한 인지도와 공신력이 높다. 현대차가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8000만명의 단원을 두고 있으며 9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중국의 청년단체와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자사가 펼칠 사회공헌활동에 광범위한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현대차는 공청단 중앙과 함께 펼칠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네이멍구(內蒙古)에서의 사막화 방지 사업, 기아 빌리지 건설, 선진 교통문화 정착 운동 및 미래 인재육성을 위한 대학생 장학금 수여, 현대 대학생 마케팅 공모전, 기아 디자인 공모전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공청단과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억위안을 기부하겠다는 방침이다. 매년 2000만위안의 기부를 하며 이 중 매년 1000만 위안은 중국청년창업취업기금회에 출자된다. 이 기금회는 공청단 산하 조직으로 설립됐으며 설립 2년동안 4억위안의 기금을 모집했다. 기금은 청년창업자에 대한 소액대출, 취업훈련, 기술배양 등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공청단의 높아진 위상을 감안한다면 현대차의 이번 협약식 체결은 더욱 의미가 크다. 공청단의 최고수장인 공청단 중앙 제1서기를 역임한 인물들이 현재 중국을 주도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차차기 공산당 총서기 후보로 거론되는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 서기, 역시 차세대 주자인 저우창(周强) 후난(湖南)성 서기 등이 모두 제1서기를 지낸 인물이다. 현재 제1서기인 루하오 역시 유력한 차세대 주자다. 13일 행사에 루하오와 함께 참석한 왕샤오는 공청단내 서열2위의 인물이다.
게다가 루하오 제1서기는 현대차와의 인연이 깊다. 루하오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베이징시 부시장을 역임하면서 현대차의 베이징1공장과 2공장의 건설을 모두 지켜봤다. 특히 2008년 베이징 2공장 준공식에는 직접 행사에 참석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설영흥 부회장 등과 장기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었다. 공청단 중앙이 기업과 맺은 최초의 협약식이 성사된 데는 루하오 제1서기의 현대차와의 오랜 인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로서는 공청단 중앙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향후 이들과의 관계강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공청단 왕샤오 상무서기는 “현대차그룹의 문화적응능력이나 글로벌 도약은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이번 공청단과의 협약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차원의 중국내 사회공헌활동에 접어들었다”고 의미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