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하이젠베르크의 부등식이 틀렸을 뿐 양자역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1927년에 제창해 193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한 불확정성 원리에 기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불확정성 원리는 전자와 중성자 등 미세한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는 내용이다. 사람의 눈에 어떤 물질이 보이는 것은 물질에 닿은 빛이 반사해 눈에 도달하기 때문이고,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 물질의 운동량(속도)을 알 수 있다.
다만 빛은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크다는 게 문제다. 입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고 파장이 짧은 빛을 사용하면 빛이 반사하면서 측정 대상인 입자를 튕겨내기 때문에 원래 속도를 알 수 없다. 속도를 정확하게 재려고 파장이 큰 빛을 쓰면 위치의 정밀도가 떨어진다.
그런데 하세가와 조교수 등이 위치와 속도에 해당하는 중성자의 ‘스핀’(자전<自轉>에 해당)이라는 성질의 x성분과 y성분을 측정한 결과 x성분의 측정 오차가 0에 가까워질 때 y성분의 교란이 무한대로 커지지 않고, 1.5보다 약간 작은 수치로 수렴한다는 걸 확인했다.
이는 오자와 교수가 2003년에 만든 ‘오자와의 부등식’을 실험으로 입증한 것이기도 하다. 오자와의 부등식은 ‘불확정성 원리가 늘 성립하는 건 아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확정성 원리에 결함이 있다고 해서 양자역학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하이젠베르크의 부등식에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측정을 할 수 있게 됐고, 양자역학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오자와의 부등식은 해독 불가능한 양자암호나 양자컴퓨터 등 양자 정보기술 연구의 유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자와 교수도 “작은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실험으로 입증됐다”며 “앞으로 새로운 양자역학이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등식과 오자와의 부등식=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ε(Q)η(P)≥h/4π’라는 부등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엡실론(ε)이 붙은 ε(Q)는 위치(Q) 측정시 오차, 에타( η)가 붙은 η(P)는 그에 따른 운동량의 교란을 각각 나타내고, h는 플랑크 상수, π는 원주율이다. 위치 측정시 오차(ε(Q))가 0이라면, 운동량의 교란(η(P))이 무한히 커지는 만큼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오자와의 부등식은 ‘ε(Q)η(P)+ε(Q)σ(P)+σ(Q)η(P)≥h/4π’이다. 시그마(σ)가 붙은 σ(Q)와 σ(P)는 위치와 운동량을 측정하기 전에 물체에 원래 있던 성질인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을 가리킨다. 하이젠베르크는 불확정성 원리를 생각할 때 양자요동과 ‘측정 오차’, ‘운동량 교란’을 혼동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자와의 부등식은 측정 오차나 운동량 교란이 제로라도 양자요동의 크기에 따라서는 측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