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과 폐지 반복해 온 '출총제' 역사

2012-01-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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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대기업이 회사자금으로 다른 회사의 주식을 매입해 보유할 수 있는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을 막기 위해 지난 1987년 처음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를 통해 재벌그룹들이 기존회사의 자금으로 또 다른 회사를 손쉽게 설립하거나 혹은 타사를 인수함으로써 기존업체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

결국 대기업 입장에서 볼 때 출총제는 기업들의 투자를 제한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출총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 차례 폐지됐다가 지난 2001년 부활된 뒤 지속적으로 완화돼 오다 2009년 3월 국회 본회의 법개정을 통해 폐지됐다.

출총제가 폐지된 이후 재벌그룹들의 자산규모와 계열사 수는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출총제가 시행되던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상위 20위 기업집단의 연평균 자산증가율은 5.46%에 불과했다.

하지만 출총제가 완화, 폐지됐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자산증가율은 8.67%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08년말 10대 그룹의 계열사는 총 395개사였다. 이것이 지난 2010년 8월말에는 588개사로 급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업집단의 계열사 출자가 자유로워지면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상호출자·지급보증제한 55개 대기업집단의 수는 2012년 현재 1629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지정 이후 약 75개가 늘어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재벌 계열사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 기업 규제의 대모격이라 할 수 있는 출총제를 폐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출총제가 폐지됨에 따라 재벌그룹들은 순이익과 매출액은 급증한 반면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업종에 부분별한 계열사 확장이 이뤄져 경제 양극화만 초래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뜨거운 감사’로 급부상하고 있는 출총제 부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출총제 재도입 여부에 대한 경제전문가 1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찬성 36.5%, 찬성 34.6%로 전체의 71.1%가 재도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의견은 22.2%에 불과했다.

또한 출총제 폐지로 인한 기업투자 활성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52.9%가 ‘별로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반면 16.3%는 ‘전혀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재벌 경제력 집중현상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상 개선돼야 하는 규제책에 대해서는 ▲환상형 순환출자 금지(38.5%)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33.7%) ▲집단소송제 도입(22.1%)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3.8%) 등을 꼽았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6년 11월 출총제 개편에 대한 정부안으로 출총제 적용대상을 중핵기업(모듈단위 부품생산이 가능한 중견기업)으로 축소하고 출자한도도 현행 25%에서 40%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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