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카드사…보이스피싱 피해보상 ‘울며 겨자먹기’

2012-01-0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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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카드업계가 카드론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보상 수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희생 정도를 낮추기 위해 눈치를 보던 카드업계는 최근 일부 업체가 피해금액 일부를 감면하겠다며 치고 나오자 된서리를 맞을까 우려하고 있다.

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자사 회원에게 피해 원금의 45%까지 감면하기로 했다. 현재까진 업계 최고 수준의 구제책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심각했던 만큼 카드사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구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제 대상은 지난해 자동응답전화(ARS)와 인터넷을 통한 보이스피싱 사고 중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회원 인증이 강화된 지난달 8일까지 피해를 본 모든 고객이다. 다만 본인이 직접 카드론을 받고서 사기범죄자 계좌에 이체했다면 원금 지급액이 줄어든다.

하나SK카드는 현재까지 신고된 보이스피싱 피해 고객에게 1월 2일부터 개별적으로 연락해 구제에 필요한 서류를 접수할 계획이다. 하나SK카드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총 3억6000만원 수준이다.

이보다 앞서 피해 원금의 40%를 돌려주겠다고 밝힌 현대카드는 추가 조치도 고려 중이다. 현대카드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감면하고 나머지 60%는 무이자 또는 분할 상환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 아직까지 피해보상 방안을 내놓지 않은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피해보상 대열에 동참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 카드사는 보이스피싱 피해 상황에 따라 차등화해 구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하나SK카드나 현대카드 사례를 참고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원금 중 최대 40~45%를 감면하되 피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하나SK·현대카드 보이스피싱 피해보상안 발표는) 업계 공동보조를 맞춘 게 아니어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현업에서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지난 연말연시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주말임에도 늦게까지 남아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적어도 현대카드 수준에 못 미치면 아니한 만 못하다”며 “현대카드 수준(40%)을 가이드라인으로 그 정도 선에서 공동으로 지켜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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