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손해율, 겨울에도 빗나갈까

2011-12-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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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7월 말 중부지방 폭우로 인한 대규모 차량 침수피해 여파가 크다. 8월 역시 빈번한 휴가철 사고로 손해율이 상승할 것이다.”“9월부터는 가을철 행락객들의 이동 및 활동량이 크게 늘어 손해율이 예년 수준을 웃돌 것이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들의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대한 전망들이다. 이들은 각종 자연재해와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급격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손해율이 날씨에 무감각한 반응을 나타내면서 보기 좋게 빗나갔다.

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한 국내 14개 주요 손보사의 2011회계연도(FY2011) 4~11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4.9%로 전년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올 11월 손해율은 76.8%로 지난해 같은 달 86.2%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나머지 달의 손해율은 7월(77.6%), 10월(76.8%), 8월(75.7%), 5월과 9월(74.1%), 6월(73.3%), 4월(72.7%) 순으로 80%를 웃돌 것이라던 기존 전망과 거리가 멀었다.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이 소비자단체 주도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엉터리 손해율 전망을 내놨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심각한 적자를 이유로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했던 손보사들은 올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보험료 인하 요구가 확산되자 시기상조론으로 맞섰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당시 “작년 수백억을 까먹은 손보사들의 순익이 투자 수익에 기대 겨우 호전된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흑자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에나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보사들은 최근에야 금융감독 당국과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손보사들의 엄살은 올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겨울철 손해율 전망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폭설과 빙판길 주행으로 교통사고가 잦아 손해율 상승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전망대로라면 손해율은 지난해 겨울철과 비슷한 수준인 80~90%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양치기소년으로 전락한 손보업계의 전망이 맞아떨어질 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겨울철 특성상 교통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손해율은 함부로 장담할 수 없다”며 “손보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손해율 상승이 아니라 손해율 안정에 따른 보험료 인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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