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내년 경기 전망 ‘꽁꽁’

2011-12-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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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김형욱 기자)세계 경제불안으로 국내 기업의 내년 경기 전망은 어둡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내년 실물경제 위축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경제 전망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3.5%를 밑돌 것으로 보는 기업(62.4%)이 많았다. KDI(3.8%), 산업연구원(3.7%), 삼성·LG경제연구소(3.6%) 등 연구기관의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또 내년 국내외 경제여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국내 및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각각 56.2%, 62.6%로 절반을 넘었다.

상의는 22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도 조사했다. 결과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가 나왔다. 내년 1분기 전망치가 ‘77’로 집계됐는데, 이는 올해 4분기 전망치(94)보다 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경기 불안감은 대·중소 구분 없이 팽배했다. 중소기업(77)과 내수기업(75)의 전망치가 직전 분기에 비해 각각 17, 18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79)과 수출기업(84)도 각 15포인트씩 하락했다.

유통업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상의가 유통업체 CEO, 관련 단체 등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6.3% 성장한 229조원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는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로 추정된 7.3%보다 1.0% 낮은 수치다. 성장폭이 둔화될 것이라는 것.

이처럼 어두운 전망 아래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상의는 1000여개 기업에 내년 설비투자계획을 물었다. 그 결과 올해보다 내년 평균 4.1%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조사(6.1%)보다 2%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기업들은 내년 국내경제 위협요인으로 △물가불안 △수출부진 △소비위축 △가계부채 증가 등을 꼽고 있다. 또 대외적으로는 △유럽재정위기 △세계 경제 둔화 △유가·원자재가 상승 △환율불안 등을 지목한다. 이에 따라 내년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안전한 수익 창출 쪽으로 집중돼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시작된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치·정책적 변동성까지 확대되며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유럽 재정 위기에 따른 유로존 붕괴, 미국 실물경기 회복 지연 등에 따른 더블딥 우려가 제기되는데다, 세계 경제를 지탱하던 중국 등 신흥시장도 경착륙이 우려된다는 것을 최대 난점으로 꼽았다. 게다가 내년은 한국의 총선, 대선을 비롯해 세계 주요국의 선거가 집중 돼 있어 경제·정책적 불확실성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연구소 관계자는 “경제 상황 변화는 물론 정책 변동성 추이에 주목하며 이에 대응하는 조기경보 및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도 “최근 세계경제 불안으로 내년 경제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정부는 수출확대와 투자촉진을 위한 세제금융상의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들도 신흥시장 개척과 투자확대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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