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고급 장교 임관식에 참석해 장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최근 첨단 SLBM 불라바의 발사 실험을 마쳤다”며 “실험 과정에서 일정한 문제점들이 발견되긴 했지만 현대적이고 고성능의 전략무기로서 불라바를 실전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그러나 불라바 배치 시점이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해군 사령부 관계자는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불라바 미사일이 내년 중에 해군 함대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별 조종이 가능한 핵탄두 6~10개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미사일 ‘불라바(나토명SS NX 30)’는 사거리가 8천km에 이른다.
2005년 9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이뤄진 19차례의 발사 실험 가운데 11회 성공, 8회 실패의 좋지 못한 성적을 올려 한동안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같은 비판을 잠재우며 실전배치를 공식화한 것이다.
불라바는 ‘유리 돌고루키’ 등 러시아 해군의 신형 ‘보레이급’ 핵 잠수함에 주력 무기로 탑재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현재 보레이급 잠수함 ‘유리 돌고루키’(시험 운항중), ‘알렉산드르 넵스키’(시험중), ‘블라디미르 모노마흐’(건조중) 등을 건조 중이거나 시험 중에 있다. 내년엔 보레이급보다 성능이 뛰어난 4세대 ‘보레이-A급’ 핵잠수함 건조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모두 8척의 보레이와 보레이-A급 핵잠수함을 건조해 잠수함 한 척마다 최대 20기까지의 불라바 미사일을 탑재할 계획이다.
한편 러시아는 또 이날 옛 소련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18(나토명 SS-19 스틸레토)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1975년부터 실전배치된 RS-18은 사일로 발사형 액체추진 미사일로 현재 130여기가 여전히 실전배치돼 있다.
이날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이뤄진 RS-18 발사는 미사일의 사용기한 연장과 새로운 탄두 장착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