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자금난 해법 "대출 의존도 낮추고 직접금융 활성화해야"

2011-12-27 17:12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재호 이수경 기자)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때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은행들이 대출 옥죄기에 나서 도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다.

내년에도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미 대출 연체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중소기업 자금조달 90% 이상이 은행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의존도는 90% 이상이다. 필요 자금의 대부분을 은행으로부터 조달하다보니 은행의 대출 정책에 생사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홍순영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위기 발생시 대출을 줄이면 중소기업 전체가 신용경색에 시달리게 된다”며 “내년에는 경기침체로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아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성훈 IBK경제연구소 팀장은 “수출 감소와 내수 위축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미룬 게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중소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시장 참여도는 극히 낮은 상황이다.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발행된 회사채 중 대기업 회사채 비중은 무려 98.7%에 달한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09년 이후 회사채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대기업 중심의 시장 구조로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가산금리(스프레드)도 대기업 회사채보다 훨씬 높아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 직접금융 통한 자금조달 확대해야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위축된 중소기업 직접금융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오 팀장은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봐도 직접금융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업체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와 유관 기관들도 이같은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내년 5월부터 중소기업들이 쉽게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제3의 채권시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적격기관투자자 거래시스템을 개설해 국내 중소기업과 외국 공기업 등이 채권이나 주식 관련 사채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량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제도로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대부분이 비우량 회사채로 분류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지난 11월 342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접금융 시장 참여가 어려운 이유로 57%의 응답자가 ‘발행요건 미비’를 꼽았다.

‘복잡한 절차’가 문제라는 응답도 32%에 달했다.

정책금융 지원과 기업 신용평가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내년 1분기 중 ‘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책금융기관의 금융 공급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신용보증기관의 보증 지원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역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독일의 경우 지역 금융기관이 중소기업 대출의 60%를 담당하고 시중은행 비중은 3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위기가 와도 평소 거래 관계 등을 감안해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을 통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