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방산종목인 스페코는 전 거래일보다 4.91% 상승하며 26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휴니드도 2.06% 올랐다. 이날 별다른 움직임 없이 거래를 시작했던 이들 전쟁 관련주가 움직인 것은 10시 이후 시장에 확산된 북한 관련 루머 때문이다. 중국군의 북한 파병설, 김정은 사망설 등이 퍼진 10시30분 경엔 스페코와 유니드가 상한가까지 급등했고 빅텍도 13% 넘게 치솟기도 했다.
지난 25일 국내 한 보수 성향의 인터넷매체는 중국 군사전문 인터넷 사이트에 중국의 대북 파병 및 주둔을 주장하는 글이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 중국의 대북 파병과 주둔을 주장하는 글이 게재돼 파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보도 당시에는 주식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주지 못했지만, 이틀이 지난 이날 국내 한 일간지가 이 내용을 그대로 소개한 것이 화근이 됐다. 신문이 인터넷에 기사를 띄운 것은 새벽이었지만, 장중에 누군가가 메신저로 이같은 내용을 돌리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 시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정은이 사망했다’는 식의 황당한 북한 관련 루머들이 함께 확대 재생산되면서 지수 급락에 일조했다.
중국이 북한에 파병한다는 루머가 돌면서 불안 심리가 커진 개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매도 규모를 늘렸고 이 영향으로 선물값이 하락, 프로그램 매물이 일시적으로 대거 출회됐다는 설명이다. 개인은 선물시장에서 10분간 1000계약을 순매도 했고 이 영향으로 1000억원이 넘던프로그램 순매수는 200억원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일부에서는 지수하락으로 이익을 보는 풋옵션 매수 세력이 의도적으로 이같은 루머를 퍼뜨린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증시 한 관계자는 “연말이라 거래가 한산해 지면서 일시적으로 수급 공백이 생긴 가운데 작은 변화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면서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사장 이후 북한 뉴스에 예민해진 와중에 북한 관련 루머들이 증시 하락을 이끌고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