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 오른 한국기업 새해 전략은

2011-12-27 18:29
  • 글자크기 설정

'수성(守城)'에 주력..투자 늘려 공세도 준비

(아주경제 이대준·김형욱·이혜림 기자) '수성(守城)'.

이미 글로벌 최상위권에 오른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차, 포스코 등이 구상하는 새해 경영전략은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유로존 붕괴, 미국 더블딥, 내수 침체 등 각종 우려가 있는 내년 경영 환경을 감안해 현위치를 지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동적인 의미는 아니다. 유지·보수는 물론 공격적인 공세도 준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투자계획을 늘려 잡았다.

◆삼성·현대차 그룹= 스마트폰, 텔레비전, LCD모니터, 노트북, 반도체 등 10여개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수성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세트(DMC)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확고한 리더십과 리스크 관리 체제 구축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해 하드웨어 경쟁력 기반 속에 소프트웨어를 경쟁력을 키우고, 프리미엄 이미지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부품 부문(DS)도 반도체 분야에 올해보다 36% 늘인 14조원을 투입, 공격적인 수성에 나서기로 했다. 애플과의 특허전쟁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밖에 그룹 차원의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인 삼성LED를 흡수합병,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에도 나선다.

전체 투자 규모는 내년 초 나올 계획이지만, 그룹 전체로는 올해 43조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 자동차 생산대수 기준 글로벌 5위인 현대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올해 초 동일본 대지진 등 경쟁사의 악재로 상위권 기업과의 편차를 줄인 현대차는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일변도 대신 내실쌓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내년 판매목표도 최근 수 년 동안 매년 10% 이상씩 성장해 온 것과 달리 7% 가량 상승한 700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대신 중소형차 위주의 수출 라인업을 중대형차 이상으로 옮긴다는 게 회사 측 전략이다. 내년 1월이면 그랜저(미국)와 i40(유럽) 등 각 권역별로 본격적인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 경소형차 위주로 신차를 내놓은 내수시장에서도 K9(오피러스 후속), 싼타페 후속 같은 중대형 라인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같은 역량 확보는 이어지는 내후년께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현대차 중국 3공장과 브라질 공장이 완공된다. 또 기아차 중국 3공장도 건설을 시작한다. 여기에 맞춰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도 각각 당진 3고로와 당진 2 냉연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현대차의 차세대 사업 중 하나인 친환경차 행보도 빨라진다. 올 하반기 첫 전기차 ‘블루온’을 선보인 회사는 내년에 ‘레이EV’ 양산체제를 갖추고 2500대를 첫 생산하게 된다.

내년 현대차그룹 전체 투자규모는 올해 11조8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포스코·현대중공업 그룹= 올해 들어 세계 철강업계 시총 1위에 오른 포스코는 증산 계획을 뒤로 미루는 대신 내실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올해 7조3000억원이던 투자계획을 6조원으로 낮췄고, 내년도 이 수준을 지켜 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일본 중국 등 경쟁사가 적자를 낼 정도로 고전한 올해에도 10%대 영업이익률을 지켜냈다. 철강 업황이 부진할 전망인 내년에도 월별로 경영계획을 수정하는 위기관리시스템으로 이같은 경영 실적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춰 내년 예정이던 광양제철소 제 1, 5고로 개보수 투자는 2013년 이후로, 파이넥스 3공장 완공도 2013년 6월에서 2014년으로 연기됐다.

수십년 동안 세계 1위를 지켜온 현대중공업은 내년에도 기존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한편,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하이테크, 친환경, 에너지 고효율 선박 개발 등 신성장동력 개발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키워드는 ‘혁신’과 ‘도전’이다. 올해 2조2000억원을 투자한 현대중공업은 내년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