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현정은 귀국 보따리에 뭐 들었나

2011-12-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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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김현철 기자)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7일 오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마치고 귀환했다. 민간 조문단 자격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들은 짧은 일정에도 북한 최고위층 인물들을 잇따라 만났다. 남측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공식 접견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평양 출발에 앞서 면담을 가졌다. 조문단이 풀어 놓을 귀국 보따리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남북관계 진전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이 여사와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만남 자체가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가장 노력을 기울인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정은 부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 여사에게 깍듯한 예의를 갖췄다. 이 여사가 조문시 말을 건네자 김정은 부위원장은 허리를 숙여 귀를 입 가까이 대며 경청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 잡혔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면담을 가진 점도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권력서열 2위로 북한 최고위급 인사다. 북측의 대남 메시지가 조문단에 전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북경협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현대는 남북경협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현 회장이 김정은 부위원장과 직접 만나 '포스트 김정일' 남북경협의 분위기를 파악한 점은 큰 소득이다.

현대 차원에서도 소득이 많았다.

조문단에는 현 회장을 비롯해 현대측 인사 5명이 포함됐다. 현대의 대북사업 재개 의지를 북한 차기 정권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현 회장과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만남은 '현대=대북사업' 위상을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부위원장 등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주역들과 안면을 튼 점도 현대에게는 큰 수확이다. 장경작 사장과 김영현 관광경협본부장 등 현대아산 고위관계자들이 현 회장과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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