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의 모기업인 한화그룹이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하면서 생명보험업계 2위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에 놓인 데다 2대 주주 대우인터내셔널, 3대 주주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지분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FY2011) 1~2분기 누적 수입보험료 기준 대형 생보사 3사의 시장점유율(M/S)은 삼성생명(24.4%), 대한생명(13.3%), 교보생명(12.4%) 순이다.
대한생명이 동양생명(4.5%)을 인수할 경우 교보생명과의 격차는 기존 0.9%포인트에서 5.4%포인트까지 벌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교보생명의 업계 서열 경쟁에 날개를 달아 준 당기순이익도 대한생명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
교보생명의 지난 FY2010 당기순이익은 6389억원으로 대한생명 4748억원 보다 무려 1641억원 높다.
그러나 대한생명과 동양생명(1622억원)의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6370억원으로 교보생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조직이 탄탄한 대한생명이 동양생명의 텔레마케팅(TM), 방카슈랑스 채널을 흡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예상된다”며 “순위 경쟁사인 교보생명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넘버2’ 사수 외에도 최고경영자(CEO)인 신창재 회장 경영권 방어에 애를 먹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가 교보생명의 증시 비상장 원칙 고수에 반발해 지분 매각을 서두르면서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 보다 더 많은 지분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가 보유한 지분은 695만 5000주(33.93%)로 신 회장의 개인지분 692만주(33.78%) 보다 많다.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은 각각 교보생명 지분 492만주(24.00%), 203만 5000주(9.93%)를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예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특정 지분 매수자가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는 물론 한국수출입은행 지분과 코세어 캐피탈, 핀벤처스, 악사(AXA) 등 신 회장측 우호지분까지 싹쓸이해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지분율 50%+1주를 확보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이 같은 움직임을 의식한 듯 앞선 6월 지분 3만주를 주당 15만원씩 총 83억원에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주주들의 지속적인 상장 요구를 시기상조론으로 맞받아치고 있는 교보생명의 태도 역시 경영권 방어와 무관치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장 시 지분의 환금성이 높아져 눈독을 들이는 매수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교보생명이 신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지분 물건의 매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일련의 위기설에 대해 “대한생명과 동양생명의 인수합병(M&A)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어 향후 전망을 속단하기 이르다”며 “경영권 시나리오 역시 예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