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론스타 산업자본으로 보기 어려워"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당국이 사실상 론스타를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도 연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도 지연될 전망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의혹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올해 내에 하기 어렵다”며 내년 이후로 넘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배포한 정무위 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론스타를 비금융주력자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지난 4월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이 제기한 론스타의 특수관계인 누락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비금융회사로 확인된 회사가 없어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론스타의 특수관계인으로 지목된 회사는 36개로 이 가운에 22개는 금융회사, 1개는 개인이다. 나머지 13개는 미확인 상태지만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특수관계인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 어렵다는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론스타의 일본 내 자회사인 PGM홀딩스가 골프장 운영업체 등 13개 비금융회사를 지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말 기준 PGM의 자산총액 3조7000억원 중 비금융자회사 자산 합계가 2조8200억원으로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 요건(2조원)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주식 취득과 관련되지 않은 PGM의 비금융자회사와 손자회사까지 특수관계인으로 판단하고 론스타를 비금융주력자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비금융주력자 제도는 국내 산업자본의 은행 사금고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 △은행 대주주의 해외 계열사 범위를 제한 없이 해석할 경우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 등과의 형평성 문제 발생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취득 당시 적용했던 특수관계인 기준을 현 시점에서 변경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론스타를 비금융주력자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최종 결정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편입 승인도 늦어지게 됐다.

하지만 인수 계약이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석동 위원장도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돼도 외환은행 지분의 4% 초과분을 조건없이 처분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미 10% 초과분에 대해 매각명령을 내린 만큼 나머지 6%만 추가로 매각토록 명령하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