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올해 연말과 내년 연초에 2000여명을 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 130여명을 상대로 준정년 퇴직제를 시행하기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또한 내년 4~5월에 직원이 퇴사한 뒤 새 직장에 들어가면 일정기간 지원금을 주는 제도인 전직(轉職) 지원제를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 작년보다 130명 늘어난 521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최근에 받았으며 이에 앞서 9월에 하나은행은 378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농협중앙회 명예퇴직자도 521명에 달했다. SC제일은행은 전체 직원의 12%에 달하는 800여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한국씨티은행은 100여 명을 구조조정하려다 노조가 반발하자 유보했다.
보험ㆍ카드사들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다.
실제로 올 연말 구조조정을 단행한 보험사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2곳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12월 말까지 직원 총 550여명을 희망퇴직시킬 계획이다. 이중 삼성생명은 지난 11월 중순 직원들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달 초 400여명을 내보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희망퇴직은 기업의 일반적인 구조조정과 개념이 다르다”며 “인력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직원들의 퇴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올해 15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신청자 중 일부는 이미 퇴사했으며 나머지 직원들 역시 이달 안에 짐을 쌀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희망퇴직제도는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퇴직자들에게는 퇴직금뿐 아니라 두둑한 위로금까지 지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이 금융권이 연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내년에 예고된 실적 하락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내년 순이익은 모두 올해보다 평균 7%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우리금융(1조9724억원) 감소 폭이 11.41%로 가장 크고 KB 7.87%(2조4828억원), 신한 5.7%(3조368억원), 하나 0.12%(1조3947억원) 등의 비율로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경우 이자수익이 전체의 80% 정도 되는데 내년도 경기전망이 좋지 않아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권에 정착된 1인역량제가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지점별 역량평가를 1인으로 세분화하면서 결국 지점의 평가를 인원수만큼 나누게 됐다”고 지적하며 “결국 지점들이 개인별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인원확대를 꺼려하게 되면서 일손이 딸리는 가운데 구조조정이 실시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