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의 가치가 0.4% 하락해 유로당 1.2944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 값은 지난주 EU 정상회의 이후 2.5%나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도 유로화는 전날보다 0.5% 빠진 0.8369파운드로 거래돼 10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유로화의 가치 하락은 유럽연합(EU)의 신재정협약안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이탈리아의 지속적인 불안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U 정상 합의에도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유로를 투매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키드 주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재정위기에 대한 EU 대응책의 신뢰성을 시장이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1조9000억유로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이탈리아에 대한 불안도 여전하다. 이탈리아는 이날 30억유로의 5년만기 구채를 발행했으나 입찰 경쟁률이 저조했다. 발행금리는 유로화 출범 후 최고치인 6.47%에 달했다.
국제신평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프랑스를 비롯 유럽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대거 강등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불안감은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올해가 가기 전에 최저점을 깰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 1월 연중 최저치에 달했을 때 1유로당 1.2905달러였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유로화가 연말까지 1.29달러로 내려갈 것”이라며 “유로화 공매도 포지션을 상쇄하기 위한 일부 매수세(숏 커버링)가 나타난다 해도 내년 1분기에도 유로화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채무위기가 결정적인 해법을 찾고 있지 못한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금리를 1%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음에도 내년초 유럽 경제가 지속적인 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