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8일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의 '목적의 진정성(seriousness of purpose)'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짐을 보고 있는 중이며 이를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아 얘기하길 희망하지만 솔직히 회담을 위한 회담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 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회담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남북-북미 '3라운드'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북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라운드'대화는 지난 '1,2라운드'와 기본성격이 다르다.
당국자들은 1,2라운드가 서로를 탐색하고 입장차를 확인하는 사전정지의 수순이었다면 '3라운드'는 6자회담 재개 여부를 확정짓는 본게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한 외교 당국자는 "1차 회담은 '만남을 갖는 것' 그 자체가 중요했고 2차는 1차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논의하는데 의미가 있었다면, 3차는 1,2차와는 달리 (북한의) 진전된 입장이 사전에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회담을 위한 회담"이라며 6자회담 재개 여부를 집중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남북-북미대화를 어떤 순서로 가져갈 것인지도 관심사다.
데이비스 대표는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그는 다만 "진전을 보려면 남북간 활발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에 (비핵화) 사전조치의 필요성에 더해 남북대화의 중요성도 계속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은 남북-북미대화의 순서에는 개방적이라는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남북대화의 유용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이달 중 북미대화가 곧바로 열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연말 연초 연휴시즌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다.
데이비스 대표는 7일 언제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제 한ㆍ중ㆍ일 순방 중 첫 일정”라면서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논의하는데 있어 한미동맹이 초석"이라며 "동북아 관련국 가운데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