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30일 개최한 ‘2012년 대내외 경제 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송병준 산업연구원장은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을 3.7%로 전망하면서 “유로권 재정위기를 비롯한 대외불안요인이 가장 큰 변수이며,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와 건설 경기 부진 등이 변수”라고 덧붙였다.
송 원장은 “수출도 대외 경기 불안으로 증가율이 7%까지 떨어지고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4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며 “다만 산업, 품목에 따라 수출 증가율에는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신흥시장 중심으로 사업영역 확대, 신성장동력에 대한 선제적 투자, FTA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수출시장 개척, 환경친화산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진작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특히 기업들은 한-EU FTA와 한-미 FTA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한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4.0%에 그칠 것”이라며 “특히 선진국의 경우 더블 딥 가능성은 낮지만 성장률은 1% 후반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중국 등 신흥시장국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6%의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선진국 경제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채욱 원장은 “유럽 재정위기, 선진국의 고용 및 내수 회복, 추가 양적완화 시행, 중국의 경착륙, 신흥국 인플레이션 등이 내년 세계경제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자본 유출입과 환율 변동성의 확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유가 변동, 주요국 선거에 따른 정치 불안도 또다른 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미국이 부진한 반면 중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유럽경제는 0.5~0.6% 성장, 미국경제는 1% 후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중국경제는 8%대 중반, 일본경제는 2%대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경제는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 부채, 중소기업 도산 등 리스크 관리가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고, 일본경제의 경우 엔고 장기화와 재정적자 심화 문제가 불안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종만 국제금융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은 인구 감소, 고령화 등으로 역동성이 크게 저하돼 있어 경기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신흥국이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만큼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에 대해 김종만 박사는 “유럽 정상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 확대, 그리스 국채 50% 상각 등에 대해 합의했지만 실제로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평가하고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준동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의 경기체감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등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면서 “다행히 주력 산업 중 자동차·IT 등은 선전하고 있으나 업황 위축 우려가 있는 디스플레이 등의 시장 동향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