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카드사

2011-11-3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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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카드사에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나섰다.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KB국민카드에 대해 자사 차량 구매시 결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중소가맹점에 이어 현대차 등 대기업까지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면서 제조업체와 카드사간 수수료 전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삼성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 차종 구매 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라는 공문을 보냈다. 신용카드는 기존 1.75%에서 1.7%,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추라는 요구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친 수익을 남기고 있다는 비판 여론에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연간 매출액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낮추는 조치를 했다. 현대차의 요구는 중소가맹점보다 0.1% 가량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달라는 것이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4일부터 현대차 구매 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상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연 단위 계약 종료일이 업계 중 가장 빨랐다. 현재 이견 조율 중”이라며 “고객 불편함 없게끔 최대한 빨리 접점을 찾아서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지상과제”라고 말했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결국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연간 1조여원에 달하는 자동차 결제 수익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KB국민카드와 같은 대형은행 계열 카드사는 현대자동차와 같은 큰 고객이 빠져나가도 버틸 수 있지만 삼성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업에서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차가 대형가맹점이라는 점에서 대손리스크가 거의 없고 기여도도 높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수익악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가맹점이 어렵다고 해서 낮췄는데, 대형 가맹점들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게 되면 수익성이나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대형 가맹점들이 줄줄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몸을 잔뜩 움츠렸다. 거듭되는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주목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향후 다른 대형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건의가 속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케이스바이케이스로 봐야겠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업계 카드사 대표들은 내달 7일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합리적으로 잡는데 비용, 방법 등을 논의하고 합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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