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CJD 사망사례 확인”

2011-11-2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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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경막 이식으로 발생…‘인간 광우병’과 무관

29일 서울 계동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이 국내 첫 의인성 CJD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번 사례는 ‘인간 광우병’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광우병처럼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뚫려 뇌기능을 잃게 되는 감염병인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려 숨진 첫 사례가 국내에서 공식 확인됐다.

29일 질병관리본부는 독일제 수입 뇌경막을 이식 받은 54세 여성 환자에 대한 조직 검사와 동물실험 등의 조사 결과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CJD) 사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CJD는 인지장애와 운동실조 그리고 근육간대경련(근육 일부 또는 전체에 나타나는 갑작스런 수축 현상)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퇴행성 뇌질환인 ‘산발성 CJD’ △유전적인 이유로 발병하는 ‘유전형 전파성 해면양 뇌병증’ △감염된 조직·각막 이식이나 CJD 감염자 뇌에서 나온 호르몬 주입이나 이들을 수술한 도구에 노출돼 발병하는 ‘의인성 CJD’ △쇠고기의 특정위험물질(SRM)에 포함된 프리온을 섭취해 나타나는 일명 인간 광우병인 ‘변종 CJD’로 구분된다.

이번에 확인된 사례는 의인성 CJD다. 의인성 CJD는 감염된지 15~30년이 지난 후 증상이 나타나며 대게 발병 후 1년 이내에 사망한다. 현재까지 치료법은 없다.

보건당국이 의인성 CJD 첫 사례로 확인한 여성은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에서 1987년 뇌암의 일종인 뇌수막종 치료 중 독일제 뇌경막 제품인 ‘라이요두라’를 이식 받았다.

23년이 지난 2010년 6월 이상 증상이 나타나 한림대 성심병원을 찾았으며, 산발성 CJD 의심환자로 신고돼 조사가 진행 중이던 그해 11월 사망했다.

라이요두라는 산발성 CJD 감염된 환자 사체에서 적출된 뇌경막을 사용한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추정했다.

해당 제품은 1987년 4월 이전에 생산돼 프리온에 대해 불활성화 공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번 환자는 인간 광우병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의인성 CJD는 변종 CJD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라 독일제 뇌경막 이식을 통해 발생했으며,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설립된 1998년 이후 수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신경과학회·신경외과학회 등 관련 전문가들과의 협조체계 구축, 이식 등을 통해 CJD 위험 요인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에 대한 추적 조사를 실시 중이다.

하지만 1998년 이전의 라이요두라 수입 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병원의 이식 기록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추적이 어려운 실정이다.

박 과장은 “식약청 설립 이전에 관련 제품이 얼마만큼 수입돼 이식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추적 대상 환자와 환자수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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