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대자금이 기업을 노린다

2011-11-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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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로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 침체로 갈 곳을 찾지 못한 거대 자금들이 M&A 시장을 찾아 먹잇감을 노리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도 M&A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21일(현지시간) 파마셋(Pharmasset)을 110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리어드는 주당 137달러에 파머셋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파머셋 주식의 지난 18일 종가 72.67 달러보다 88.5% 높은 가격이다. 파머셋은 C형간염 치료제의 마지막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글로벌 대형 사모투자펀드(PEF)인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과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도 한국 담당자를 선임하고 서울사무소를 내는 등 10년 만에 시장 재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홍콩 언론에 따르면 미국 최고(最古)의 사모펀드인 TPG는 텍사스 퍼시픽 아시아(TPA)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사무소를 내고 한국계 미국인 파트너를 선발했다. 또 뉴욕 소재의 워버그 핀커스는 홍콩 사무소를 근거지로 한국 담당자를 선임해 한국 시장 재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홍콩 주재 글로벌 사모펀드 관계자는“최근 TPG가 TPA라는 이름으로 한국 내 사무소를 열었다”며 “TPA는 외환위기 당시의 바이아웃 전략보다는 메자닌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의 경제 위기를 호기로 삼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M&A 규모는 올해 1~3분기 세계 2위로 급부상했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최근 올해 1~3분기 중국 기업들의 M&A 건수가 2844건, 거래대금은 1360억 달러를 기록, 거래대금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6% 증가하고, 전세계 M&A 시장의 7%, 아시아 M&A 시장의 30%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국 와룽전기는 오스트리아 모터제조사 ATB의 주식 97%를 1억 유로에 인수했다. 시노펙은 스위스 정유화학업체 아닥스를 약 8조원 을 주고 사들였고, 란싱은 노르웨이 화학업체 엘켐을 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또 팡다자동차는 지난달 28일 스웨덴 자동차 사브의 지분 100%를 1억 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레노보는 지난 6월 독일 가전업체 메디온의 지분 37%를 6억7100만 달러에 인수하고 중국 HNA 그룹은 스페인 NH호텔 지분 20%를 6억2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글로벌 M&A 시장의 대격변 속에서 국내 기업들도 해외 M&A를 강화하는 등 글로벌 거대자금의 먹잇감이 될 위험에서 벗어나 전세를 반전시킬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인 삼성은 " 계열사별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수종사업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을 물색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별도 팀을 구성해 운영중”이라고 전했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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