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은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 산하 금호생명으로 출발했으나 그룹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는 대신 금호생명 주식을 넘기면서 지난해 3월 산은지주 계열사로 새 단장했다.
22일 KDB생명에 따르면 KDB생명의 지난 9월 말 기준 퇴직연금 잔액은 234억원으로 작년 3월 말 350억원에 비해 116억원 줄었다.
퇴직연금 잔액에 퇴직보험 잔액을 더한 퇴직적립금 잔액 역시 같은 달 기준 269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95억원 감소했다.
퇴직적립금 잔액은 지주 계열사 편입 이후 줄곧 3000억원대를 유지하다 올 3월부터 2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적립금 잔액 추이가 하향 곡선을 그린 데에는 회사의 퇴직금 중간정산과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가 영향을 미쳤다.
KDB생명 관계자는 “지난 3월 회사 직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이 단행돼 퇴직연금이 100억원 이상 빠져나갔다”며 “대기업이 자사 계열 보험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실적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실적은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KDB생명의 초회보험료 기준 방카슈랑스 실적은 지주 계열사 편입 직전인 지난해 2월 500만원까지 추락한 뒤 1000만원대에서 1억4000만원대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올 4월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월 9000만원에서 4월 7500만원으로 뒷걸음질 쳤던 실적은 5월 8000만원, 6월 9000만원, 7월 1억 6000만원에 이어 지난달에는 4억 3000만원까지 뛰었다. 은행을 끼고 있는 대형 지주 계열사 편입으로 방카슈랑스 영업이 확대되고 보다 많은 수익을 벌어들일 것이란 전망이 일부 맞아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실적이 계열사 편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기엔 미미한 수준인데다 향후 실적 전망을 낙관하기 이르다는 점을 들어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KDB생명은 지난 2009년 4월 17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던 방카슈랑스 실적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은 전신인 금호생명이 매각될 당시 실적이 좋지 못한 상태였다”며 “산은지주에 편입된 이후에도 우량 지주사 계열 보험사 이미지 보다는 기존 금호생명 이미지가 남아 있어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호생명 매각 당시 좋지 못했던 실적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산은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우량보험사 이미지가 부각되기 시작해 마케팅 전 채널에서 영업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