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과 골프규칙 위반, 그리고 지은희

2011-11-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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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드 지면 터치해 실격당하고, 찢어진 볼 그대로 써 더블보기 ‘불운’

박희영
지은희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자신의 첫 승으로써 2011시즌 미국LPGA투어 대미를 수놓은 박희영(24·하나금융그룹).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규칙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다. 이 점에서 올해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21·한화)과 비슷하다.

프로데뷔 2년차이던 2006년. 그해 9월6일 휘닉스파크GC에서 열린 PAVV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때의 일이다. 박희영의 볼이 18번홀(파4) 그린 왼편 워터해저드에 떨어졌다. 다행히 물은 없었다. 박희영은 볼을 확인하느라 볼 주변의 풀잎을 손으로 제치면서 지면을 터치했다. 이런 사실은 중계를 보던 한 갤러리가 신고함으로써 나중에 드러났고, 경기위원회에서는 그 이튿날 박희영에게 실격을 주었다. 해저드에서 라이개선하고 지면터치를 한 것은 각 2벌타감인데, 그 4벌타를 감안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냈기 때문에 ‘스코어 오기’로 실격이라는 것이다. 본인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판정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 다음해 5월12일. 전남 함평다이너스티CC에서 열린 KB스타투어 2차대회 3라운드(최종라운드)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박희영은 절친한 사이인 지은희와 함께 챔피언조로 플레이했다. 1번홀(파5)에서 지은희가 세번째 샷을 하려고 보니 자신의 웨지가 박희영의 골프백에 들어있는 것이 발견됐다. 박희영은 클럽 15개를 지닌 것이 돼 2벌타를 받았다. 그 홀 버디가 보기로 변해버렸다.

둘은 우승을 다투는 사이인데도 연습그린에서 함께 퍼트 연습을 하다가 티오프 시각에 임박해 서둘러 1번홀 티잉그라운드로 갔다. 그 바람에 연습그린에서 사용하던 웨지를 백속에 넣지 않고 손에 든 채 티잉그라운드에 도착했다. 티샷을 한 후 페어웨이로 서둘러 걸어가는데 지은희의 웨지를 박희영의 캐디가 들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둘은 친구 사이이지만, 경기는 경기였다. 박희영 캐디의 엉뚱한 친절로 인해 박희영은 2벌타를 받았고, 결국 지은희와 공동선두로 연장전에 돌입해 지고 말았다. ‘그 2벌타가 아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았을 법하다.

박희영과 지은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최나연 송보배와 함께 아주 친했다고 한다. 지은희가 우승한 2009년 7월 US여자오픈 때 박희영은 이런 일도 겪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사우컨밸리골프장 올드코스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17번홀(파3). 박희영이 티샷한 볼이 언덕에 맞는가싶더니 그린 왼편 벙커로 들어갔다. 벙커샷은 길어 반대편 그린사이드 러프로 들어갔고, 러프에서 친 세번째 샷도 빠른 그린을 타고 프린지에 멈췄다. 그 곳에서 퍼터로 네 번째 샷을 홀옆에 붙인 뒤 볼을 집어들어 보니 볼이 찢겨있었던 것.

박희영은 “티샷한 볼이 언덕에서 무언가에 맞은 것같다. 운이 없었던 것같다. 볼은 3분의 1정도가 찢겨 있었다. 볼이 찢어진 것을 알고 심리적인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고 나중에 털어놓았다. 박희영은 4온후 짧은 퍼트를 하기전에 볼을 교체했다.그 홀 스코어는 4온1퍼트로 더블보기.

이처럼 볼이 플레이에 부적합할 정도로 찢어지거나 깨지거나 변형될 경우 벌타없이 새 볼로 교체할 수 있다. 친 볼이 깨져 조각나버리면 그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원구를 쳤던 지점에서 다른 볼로 플레이하면 된다. 박희영의 경우 볼을 좀더 일찍 교체했더라면 더블보기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미국 무대 첫 승 물꼬를 튼 박희영이 2승,3승을 넘어 세계 톱랭커가 되려면 규칙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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