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회사를 운영하는 포르투갈기업인 오메로 코스타(61)는 그동안 힘들게 키워온 직원 80명 규모의 회사문을 닫고 앙골라로 이주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26세인 그의 딸 리타는 역시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로 일자리를 찾아 떠날 생각이다. 리타의 학교친구 중 여럿이 이 길을 선택했다. 심지어는 브라질로 떠나는 그녀에게 이력서를 안겨주며 현지에서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코스타가족의 이런 상황은 요즘 포르투갈이나 다른 나라에서 불고 있는 이민의 역전 현상을 잘 보여준다.
지난 수십년동안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향하던 이민 행렬이 이제는 거꾸로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금 구제금융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는 포르투갈의 경제전망은 암울하고 사람들의 불만은 커져만 간다.
내년에 포르투갈 경제는 마이너스 2.8% 성장에 실업률은 13.4%에 달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평균 10% 실업률보다 크게 높다.
리타는 “앞으로 몇년간 포르투갈의 상황은 극히 어려울 것이며 나는 홀로 독립해 살 수 있는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주 현상은 가속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외 이주한 포르투갈인은 3만명이었지만 실제로는 7만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추정했다. 경제활동인구가 500만명인 나라에서 이 정도의 인구가 빠져나간 것이다.
이런 추정이 사실이라면 2009년에 앙골라로 2만3700명,브라질로 1만6900명 등 4만명 남짓 빠져나간 것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포르투갈에서 이런 국외이주는 이 나라가 아직 유럽의 가난한 나라로 이웃 부자나라인 프랑스나 벨기에, 룩셈부르크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행렬이 줄을 이었던 1960~1970년대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불과 2년 동안의 경제난이 이런 변화를 야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