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맨제도의 공룡 임원들…1명이 567개 겸직한 경우도

2011-11-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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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기자) 조세 피난처(tax haven)으로 유명한 케이맨제도에 적을 둔 수백여개 헤지 펀드사(社)의 주요 임원 자리를 소수의 인원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낸션타임즈(FT)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명이 100개 가량의 헤지 펀드사의 비상근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었고, 심지어 한 사람이 헤지 펀드 567개 사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케이맨제도 재정 당국은 이번 조사에서 헤지 펀드 운용사의 비상근 이사직의 임명 절차나 계약 관계 등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계 ABN암로은행에서 헤지펀드 운용자로 근무했던 케빈 라이언은 “이는 월마트와 같은 경영 모델”이라며 “이들은 케이맨 당국으로부터 제재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역량을 펼 전문가들”이라고 평했다고 FT는 보도했다.

그는 이어서 “이들은 단지 고객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 수치를 미국의 뮤추얼 펀드의 운용 방식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맨제도에서 가장 큰 수탁 회사인 DMS의 창업자이며 500군데가 넘는 회사의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돈 시모어는 “개인 병원의 경우 의사 한명이 환자 400명의 건강을 책임지지만 대형 병원에서는 의사 혼자 환자 4000명을 돌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현상이 투자자와 운용사 간의 신뢰를 해치고 금융 거래의 투명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사람이 복수의 회사에서 겸직하는 관행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케이먼 제도에서 영업 중인 신탁회사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최근 케이먼 제도는 세계 헤지 펀드의 메카로 무섭게 부상했다. 현재 전 세계 헤지 펀드사의 2/3의 규모가 케이먼 제도에서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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