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알뜰주유소 성공하려면

2011-11-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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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알뜰주유소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심하다. 정유사와 대리점뿐만 아니라 한동안 추이를 지켜보던 주유소도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반대이유는 분명하다. 정부가 10%에만 혜택을 주기로 했기 때문. 나머지 90%가 피해를 본다는 논리다.

정부가 ‘알뜰’이라는 브랜드를 고수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기름값 정책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가시적 효과가 필요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전시행정이 아닐까. 주변 주유소를 초토화시키는 대형마트주유소의 폐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알뜰주유소는 바로 정부가 나서 그 같은 일을 자행하려 드는 셈이다. 10% 제한을 없애야 한다.

공동구매 시스템은 나쁘지 않다. 기존 주유소가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이 그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공동구매를 실현시켜 주는 것만으로 족하다.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

처음엔 자가폴(무상표) 주유소만이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자가폴 주유소가 경쟁력이 생긴다면, 폴(상표) 주유소도 자가폴 전향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그 사이 정유사도 계열 주유소의 이탈을 막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경쟁을 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시작부터 참여 대상 주유소를 제한해선 안된다. 급하게 성과를 거두려 말고 천천히 진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고쳐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입찰이 유찰된 것은 정부의 조급증을 보여주는 사례다. 당장 계약물량도 적은 석유공사가 농협에 편승해서 정유사에 무리한 가격을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횡포다.

처음엔 가격이 덜 만족스럽더라도 계약 기간을 짧게 잡고, 조금씩 참여 주유소를 늘리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계약물량을 확보한 다음 재입찰을 통해 정유사에 합당한 가격조건을 요구하는 게 정상적이다.

정부가 ‘알뜰’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시장에 융화되는 기름값 정책을 펼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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