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부임한 닷새 뒤인 지난 15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면담한데 이어 16,18일에는 류우익 통일부장관과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차례로 방문했다.
한국의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장관들을 잇따라 만난 것은 그가 한반도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의 대사인 연유도 있지만, 한국 외교 사상 첫 국내에서 출생한 이민자가 고국의 대사로 부임해 ‘얼어붙은 한반도’를 녹여내는 촉매제로 작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주한 미대사는 한미 관계는 물론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자리라는 점에서 국내 주요 정치인들과의 접촉이 활발할 수밖에 없다.
성김 대사는 우선 한나라당 대권 주자들과의 인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표와는 그동안 수차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는 것이 박 전 대표측 설명이다.
성 김 대사가 미 국무부 한국과장,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대표단 일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북한 및 북핵전문가로 인정받은 만큼, 박 전 대표는 유력 대권주자로서 성 김 대사와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도 동생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성 김 대사가 잘아는 사이인데다, 정 전 대표가 대미 외교활동을 하면서 성 김과 상당 기간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측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미 국무부 인사를 비롯해 아시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만찬에서도 정 전 대표와 성김 대사가 자리를 같이 하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조만간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환영 리셉션을 열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김 대사와 개인적으로 가장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는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어린 시절 성북동에서 함께 자란 골목친구다.
정 전 수석이 1993년 언론사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했을때 거처를 구하기 전까지 약 보름간 성 김 대사 집에서 신세를 졌고, 성 김 대사가 국무부 재직시 폐암에 걸린 부친을 위해 휴직하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결혼식을 할 당시 성 김 대사의 함진아비를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과는 성 김 대사가 주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시절 친분을 쌓은 사이다.
구 의원은 지난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독려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았을 당시 성 김 주한 미대사 내정자를 만났다. 성 김 대사는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임에도, 당시 면담 자리에 국무부 공식 통역을 데리고 나왔을 정도로 공과 사가 확실한 외교관이란 게 구 의원의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