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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머피의 법칙’이 있다. 일이 뜻한대로 풀리지 않고 꼬이는 현상을 지칭하는 경험법칙이다. 골퍼들은 골프에도 머피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워낙 변수가 많은 스포츠이다 보니 골프도 예외일 리 없다.
영국의 한 골프사이트에 실린 ‘골프 법칙’ 10가지는 ‘골프 머피의 법칙’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물론 골프 ‘고수’들은 머피의 법칙도 피해간다.
①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낸 직후 라운드에서 최악의 스코어를 낸다. 그 가능성은 베스트 라운드에 대한 자랑을 많이 할수록 커진다. 베스트 스코어를 내면 골프가 갑자기 쉬워 보일 수 있으므로 조심하라는 얘기.
②비싼 볼일수록 물에 끌리는 힘이 있다. 볼에 자성(磁性)이 있어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골퍼들이 비싼 볼을 꺼내 쓰면 얼마 안 가서 꼭 워터해저드나 OB로 들어간다. 비쌀수록 그렇다고 하니, 물·OB가 있는 홀에서는 헌볼을 써야 할까.
③핸디캡이 높은 골퍼일수록 교습가 자질을 잘 갖췄다고 생각한다. ‘스코어가 90대인 골퍼는 청하지 않아도 레슨하고, 80대는 부탁해야 가르쳐주며, 70대는 돈을 주어야 레슨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입문한 지 한 달 된 골퍼가 입문 1주일째인 골퍼를 가르치는 것이 현실이다.
④모든 파3홀은 골퍼들을 기죽이게 하는 묘한 욕망을 지니고 있다. 홀 길이가 짧을수록 그 욕망은 커진다. 아무리 짧은 홀이라도 방심하면 큰 코 다친다는 경고다. 2010US오픈 4라운드 때 92야드짜리 파3홀의 평균스코어는 3.217타였다.
⑤야자수는 골프볼을 먹고자란다. 친 볼이 나무쪽으로 간 것이 분명한데도 찾지 못하는 수가 있다. 필 미켈슨도 지난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그런 경험을 하고 분실처리를 했다. 볼이 안 보이면 나무에 먹이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편한 일일지 모른다.
⑥모래는 살아 꿈틀거린다. 그렇지 않고야, 어찌 벙커에 들어간 볼은 십중팔구 묻히거나 발자국에 멈추겠는가. ‘모래 神’에게 잘 보이려면 평소 벙커샷 후 벙커정리를 잘 해야 한다.
⑦골프카트는 골퍼가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먼 지점에 있을 때 연료가 떨어진다.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 오라CC 남코스처럼 ‘전반 아웃-후반 인’으로 조성된 코스의 9, 10번홀에서 골프카트가 고장나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⑧가장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 꼭 자신을 이긴다. 라이벌을 너무 의식한 결과일까.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골프는 자신의 뜻과는 반대로 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⑨스코어는 마지막 세 홀에서 자동조절된다. 이른바 ‘핸디캡 귀신’이 숨어있다는 말과 같다. 후반 그늘집까지 잘 나가다가도 마지막 서 너 홀을 버티지 못해 원하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수가 많다. 그게 실력이니 어쩔 수 없다.
⑩한 달에 적어도 두 차례는 골프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필드에 나간다. 골프는 어려운 스포츠다.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도 골프만큼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하지 않은가. ‘골프는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