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당시 연평도에 포탄 170여 발을 퍼부었고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인천 연평도 주민들이 1년 전 포격 사건의 충격을 딛고 대부분 생업과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심리적 충격 완전 치유엔 시간 필요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주민이 불안과 불면 증세를 보이는 등 포격으로 인한 상처와 충격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 모습이다.
군은 포격 피해 전, 건물의 등기상 규모를 토대로 건물주가 원하는 설계 방식에 따라 신축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신축 건물들이 모두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포격 사태 이후 3개월 가까이 지난 2월 18일에야 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포격으로 집이 부서진 주민들은 바로 집에 가지 못하고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18㎡ 크기의 임시주택에서 피란생활을 이어 가야 했다.
연평도가 외관상으로는 안정을 되찾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주민들은 '그날'의 충격과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격을 당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부 주민들은 아직도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고 보일러나 냉장고의 작은 소음에도 놀라 잠에서 깨는 등 불안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나은병원이 지난달 전국재해구호협회와 공동으로 연평도 주민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검진 대상 주민 150명 중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검사에서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옹진군은 포격 도발 이후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주민들의 정서 안정에 도움될만한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군은 민간 교향악단인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조로 지난 9월부터 연평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주 1회 악기 연주법을 가르치는 음악치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북도서 전력증강
군은 또 서북도서 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방어태세를 보완했다.
지리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취약한 이 지역을 기습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한편 유사시 즉각 반격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창설을 계기로 예하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 등에 병력 1천여 명이 추가 배치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서방사 창설에 앞서 전차와 다연장포, 신형 대포병레이더 아서(ARTHUR) 등 8개 전력을 전환 배치했다.
또 K-9 자주포, K-10 포탄운반차, AH-1S 코브라 공격헬기, 링스헬기 등을 새로 배치하고 격납고 등 방호시설을 구축했다.
기존의 105㎜(사거리 13㎞)와 81㎜, 벌컨포 등은 사거리가 짧아 대응수단으로만 가능했지만 새로 배치된 K-9 자주포(사거리 40㎞)와 155㎜ 견인포는 사거리가 길어 북한의 황해도 해안까지 타격할 수 있다.
군은 내년까지 903억원을 들여 전술비행선과 전방관측(FO)용 주야관측장비, 고성능영상감시체계, 해군 정보함의 무인정찰기(UAV) 등 6가지 탐지 장비를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장비는 할로와 함께 배치돼 북한군의 해안포와 미사일기지, 병력 움직임 등을 밀착 감시하는데 동원된다.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활동 중인 해군 정보함인 ‘신세기함’에도 영상 촬영거리가 늘어난 개량된 UAV가 배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북한 공기부양정의 야간침투 대응능력은 시급히 보완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북한은 지난 6월 황해도 고암포에 대규모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하고 상륙작전 훈련까지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부양정은 30∼50명의 병력을 태우고 시속 70∼90㎞로 운항해 30∼40분 내에 백령도에 도달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군은 육군 구형 공격헬기인 500MD를 배치하려다 성능 논란 끝에 코브라 헬기를 배치했지만, 유도무기가 없어 명중률이 떨어지고 야간이나 악천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배치된 ‘아서’ 역시 문제다. 대당 140억 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인 ‘아서’는 북한의 해안포를 탐지한다. 그러나 지난 8월 북한의 서해 포격 당시 짙은 해무가 끼어 시계가 1㎞밖에 안 돼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