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채권단과 매각 주관사 측은 전날 오후 5시에 마감된 하이닉스 매각 본입찰에 SK텔레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른 참여업체는 없다. 이번 입찰은 외환은행·우리은행·정책금융공사·신한은행·농협 등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4425만주(구주)와 새로 발행하는 1억185만주(신주)가 대상이다. SK텔레콤이 인수하면 지분 20%의 최대 주주로 하이닉스 경영권을 확보한다.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3조3000억~3조4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수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총액은 대략 3조2천억~3조4천억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SK텔레콤의 우량한 현금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차입규모는 약 1조원~1조5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3분기 기준으로 현금과단기매매증권을 약 2조7000억원 보유하고 있고 투자확약서(LOC)도 2조원 가량 확보해 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로 얻을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하고 하이닉스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이다.
강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성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양사의 중장기 시너지 효과가 구체적이지 못하고 SK텔레콤의 기존 장점인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가. 차입 규모가 과대하면 내년 이후 배당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후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인수추진으로 단기적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이미 대부분 반영한 상태"라며 "하이닉스 인수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고 SK텔레콤이 반도체 사업 경험이 없는 점이 약점이며 설비투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며 1차 주식매매계약(SPA), 정밀실사,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을 통해 내년 1월 말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