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진정되나

2011-11-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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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10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에 이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하반기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가가 유가와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큰 만큼 하반기 기저효과만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생산자물가 2개월째 연중 최저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0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5.6%로, 지난해 12월 5.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7.3%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지난 8월 6.6%를 기록한 뒤 9월 5.7%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채소와 과실은 각각 29.0%와 19.5% 떨어졌으며 공산품은 상승폭이 전월의 8.2%에서 지난달 7.9%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이병두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차장은 “농림수산품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국제유가 상승률이 전월 40%에서 지난달 29%로 둔화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 둔화는 소비자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수로서 대부분 소비자물가지수와 같은 패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교적 고점을 기록한 8월의 경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6.6%를 기록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를 나타냈다. 이어 9월 생산자물가지수가 5.7%를 찍은 시점에서 소비자물가지수는 4.3%를 기록했다.

연중 저점을 기록한 10월의 경우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생산자물가는 3.9%를 기록하며 올들어 처음으로 3%대로 낮아졌다.

특히 생산자물가지수가 2개월 연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일시적인 물가 하락이 아닌 하반기 기저효과에 따른 하향안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전망과 기준금리 영향은?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확실한 물가안정을 확신하려면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소비자물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하반기 물가는 낮은 수준을 기록하겠지만 대외변수에 영향이 높은 만큼 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앞서 한은은 연중 4% 물가상승 전망치가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2.9%)보다 배 가까이 뛰었고 2분기(4.2%)보다도 0.6%포인트 오른 셈이다.
 
1분기 4.5%, 2분기 4.2%를 감안하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정부 목표치인 4%를 훌쩍 뛰어넘게 될 전망이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물가의 경우 11월, 12월에 조금 낮아진다 하더라도 연간 물가상승률이 4%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두고 다음달 선제공격을 감행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언제 급등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중동지역의 불안감이 유가상승을 촉발해 결국 국내물가 상승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생산자물가를 비롯한 물가 안정이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이끌 수도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당초 물가와 경기불안 속 유럽발 대외변수가 지속된 가운데 11월 기준금리 역시 동결 전망이 강했지만 물가 안정에 확신이 선다면 경기활성화에 모험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11월 기준금리의 향방은 한은의 물가에 대한 인식을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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