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금융기관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금감원과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국세청 요직자, 재경부 출신 모피아(Mofia)를 전관예우하기 위해 감사위원 등 임원직을 내주고 있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 3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 5사의 임원 중 이들 기관 출신은 총 9명이다.
정부기관 출신 임원이 없는 보험사는 교보생명 한 곳에 불과했다.
보험사 임원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관은 금감원으로 전체 인원의 3분의 2 규모인 6명이 감사위원, 사외이사 등을 맡고 있다.
이재식 삼성화재 상근감사위원(금감원 회계감독1국장)과 나명현 현대해상 상근감사위원(금감원 공보실국장), 이수휴 동부화재 사외이사(보험감독원 기획조정국장), 이근영 동부화재 사외이사(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감원 원장), 박찬수 LIG손보 상근감사위원(금감원 부원장보), 노승방 메리츠화재 상근감사위원(금감원 국제협력국 연구위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세청 출신 임원은 황수웅 삼성생명 사외이사(국세청 차장)와 조연구 메리츠화재 사외이사(국세청 세무서장) 등이 있다.
조 이사의 경우 과거 재무부 이재국, 보험국 사무관을 역임한 바 있어 모피아에도 해당된다.
장택환 대한생명 상근감사위원 역시 재경부 부이사관 출신의 모피아다.
보험사들이 이같이 상위 정부기관 출신 인사들을 임원으로 기용하는 것은 과거의 친분과 앞으로의 업무 편의를 두루 고려한 결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보험사들은 금감원이나 국세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공직자들이 은퇴 이후 사기업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일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보험사 담합 등 공정거래를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공직자들의 낙하산 인사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