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물가·수출지수 체감경기 괴리 심화

2011-11-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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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이상원 기자)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고용, 소비자물가, 수출 등 부문별 지표가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정작 청년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장바구니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수출이 선전하면서 21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갔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수도권과 지방의 편차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50만1000명), 소비자물가(3.9%), 무역수지 흑자(42억9100만 달러) 등 주요 경제지표는 9월에 비해 나아졌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계층간 지역간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고용지표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수 크게 늘었지만 업종별·세대별 불균형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12만8000명), 운수업(7만3000명) 등 반짝취업층의 일자리 증가에도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은 오히려 5만5000명(1.3%)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8월에 감소세로 돌아선 후 3개월 연속 줄고 있다.

더욱이 ‘고용대박’이라는 표현에 걸맞지 않게 한창 일해야 나이인 청년층 취업률은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6만6000명(30대)이 감소했다.

지역간 괴리도 예사롭지가 않다. 지난 3·4분기 소비자물가는 지역별로 수도권보다는 지방 대도시의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물가는 인천(4.3%), 제주(4.3%), 서울(4.4%)이 전국평균보다 낮게 나온 반면, 대전이 5.5%로 가장 높았고, 부산(5.4%), 대구(5.3%), 울산(5.1%) 등은 평균을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쌀이나 배추 등 152개 생필품을 대상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는 3·4분기에 4.6%로 나타났다. 생활물가도 서울(3.9%), 인천(4.0%), 경기(4.4%) 등 수도권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인 반면, 대전(5.7%), 대구·부산·경북(5.5%), 강원(5.3%), 울산(5.2%) 등은 높게 나타났다.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이 선전하면서 무역수지 흑자는 42억9100만달러를 기록하며 21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글로벌 재정위기로 절대 규모자체가 크게 줄었다. 9월에 비해서는 약 27억달러 증가했지만 작년 동월(63억3900만달러)에 비해서는 20억달러 가량 감소한 수치다. 수출 증가율은 9월 19.6%에서 9.3%로 낮아졌고, 수입 증가폭도 30.5%에서 16.4%로 낮아졌다.

특히 주력품목인 반도체, 무선통신기기의 부진이 이어지며 2009년 10월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이같은 IT 부문 수출 부진은 곧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부진으로 이어져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경제지표의 괴리감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3~6개월 후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9월)이 0.4%포인트 하락한 게 이같은 우려를 가능케 하고 있다.

한 경제전문가는 “유로 재정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고 있지만 경기 문제까지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국내 실물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단기간에 좋아지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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