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포럼(IFF)이 열린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라가르드 총재는 행사 기조연설에서 “세계가 협력해 함께 행동하지 않으면 불확실성과 금융 불안정, 글로벌 수요 붕괴의 악순환에 빠져 결국 저성장과 고실업의 잃어버린 10년이 도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경제에 먹구름이 끼여 있다”며 “최근 유럽연합(EU)이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포괄적 해결책을 내놓은 것은 그나마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 구제 플랜 과업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의 ‘잃어버린 10년’ 발언은 지난 1990년대 일본이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서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져 저성장을 반복한 것을 세계 경제에 비유한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그리스 국채 위기 공동 해결,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등을 제시했다.
그리스 재정 위기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그리스는 유로권 전체 GDP의 2%에 불과한 경제 규모지만, 유로화 공동 화폐를 쓰는 그리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유럽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외환보유고를 늘리기만 하고 위완화 가치를 절상하는 데 소극적인 중국을 향해 “자본 축적에만 치중하지 말고 가치를 창조하는 데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 발전을 위해 중국과 공동 협력하겠다”고 밝힌 라가르드 총재는 소비를 늘리고 내수 경제를 발전시키기로 한 중국의 새 경제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한“중국은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 위기를 도울 수 있는 최전방 수비수”라고 추켜 세웠다.
이 같은 라가르드의 발언은 기금이 고갈된 IMF의 재정 확충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IMF내 중국의 지분을 늘려서라도 중국의 자금 지원을 끌어 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라가르드 총재는 아시아지역의 잠재된 위기 대처를 위한 방법으로 국가간 통화 스와프 체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아시아 국가들간 외환보유액 통화 스와프 체결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미국)= 송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