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층과 노년층 세대간 순자산 격차가 무려 47배로 나타나는가 하면 빈곤층 인구가 5000만명에 육박했다.
미국 통계국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가장이 이끄는 가구의 순자산(net worth)이 35세 미만 가장의 가구 자산 보다 무려 47배나 차이가 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65세 이상 가장 가구의 2009년 순자산(주택, 저축, 증권 등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 중간값은 17만494달러로 1984년 12만457달러보다 42%나 증가했다. 반면, 35세 미만 가장 가구의 2009년 순자산 중간값은 3662달러로 오히려 1984년의 1만1521달러보다 68%나 감소했다.
47배라는 자산 격차는 5년 전에 비하면 약 두 배, 25년전을 기준으로 하면 5배나 증가한 수준으로, 연령별 자산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84년 이후 최대치다.
순자산이 0’이하를 기록한 세대도 35세 미만 가구의 경우 37%나 돼 지난 1984년보다 두 배나 증가했다. 반면 65세 이상 가장의 가구는 이 비율이 8%로 거의 변함이 없었다. 그만큼 젊은 세대의 소득은 줄고, 부채는 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미국의 설문조사업체인 퓨 리서치센터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최근 경제 침체와 함께 노동 및 주택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등의 사회적 요인이 작용해 세대간 자산 격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젊은 세대가 산 주택은 많은 경우가 비쌀 때 사서 지금 가격이 하락했거나 올랐어도 소폭에 그친 반면, 노년층이 산 주택은 적어도 수십년간에 걸쳐 최소한 50% 이상 오른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35세 미만 가장 가구의 주택은 지난 1984년 가치보다 무려 31%나 하락한 반면, 65세 이상 가장 가구의 주택 가치는 57%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센터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소득 및 자산이 앞 세대보다 적은 경향이 이처럼 계속 된다면 아메리칸(American Dream) 드림 개념은 이제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 뜨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미국의 빈곤층 인구도 전체의 16%에 달하는 4910만명으로 증가, 통계가 시작된 5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국은 당초 지난 9월 2010년 빈곤층이 4620만명(15.1%)이라고 밝혔지만, 현금 급여액에만 집중해 온 기존의 방법 대신 정부 보조금과 급여세 등을 포함한 좀 더 폭넓은 차원에서 빈곤층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새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와 흑인의 빈곤 비율은 줄어든 반면 백인, 아시아계, 히스패닉계와 노인층의 빈곤 비율이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노인층의 빈곤 비율은 15.9%, 18세 미만은 18.2%로 나타났다.
통계국은 집을 소유하고 있어 대출금을 갚아야 하거나 민간 의료 보험을 가진 사람들의 빈곤율은 증가한 반면, 세입자나 대도시 외곽에 살고 국가가 보장하는 건강보험 혜택만 받는 경우 빈곤율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미국)=송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