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저가 TV시장 진출 초읽기…中企 ‘울상’

2011-11-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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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원 부사장 2일 고대 특강에서 공식 의사 밝혀<br/>-'서브 TV' 인기몰이로 성장가능성 주목<br/>-중소업체 “설자리 없다” 한숨 깊어져

(아주경제 김병용·이혜림·홍성환 기자) LG전자가 저가 TV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 침체로 인해 저가 TV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소업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에 이어 대기업도 저가 TV를 출시할 경우 이들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LG전자 TV사업을 담당하는 권희원 HE 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일 고려대학교 창의관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저가 TV시장 진출 의사를 분명히 했다.

권 부사장은 이날 “내년에도 시장 경기가 어려워지면 저가 TV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지난달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 내년에는 싸고 좋은 저가형 TV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해당 시장 진출 가능성을 암시했다.

LG전자가 출시한 저가 TV의 제품 사양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32인치 LED TV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도 같은 사양의 제품을 출시했다.

대형마트 3사가 출시한 TV 판매가는 50만원 안팎이다. 같은 사양의 삼성·LG 제품은 80만원대에서 팔리고 있다. 40% 가량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저가형 TV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줄여야 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 또는 해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롯데마트가 출시한 저가형 상품인 ‘통큰TV’의 7월 판매량은 5000대다. 연간 판매 목표인 1만대의 절반을 한 달 만에 팔아치운 셈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화질과 디자인은 기존 제품에 비해 떨어진다”면서도 “저가 TV가 거실이 아닌 개개인의 방에서 쓰이는 ‘서브 TV’로 충분하다는 소비자들의 판단이 인기비결이다”고 설명했다.

저가 TV의 인기와 반비례하게 중소기업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의 제품이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홈플러스의 저가 TV ‘위큐브’를 생산하는 우성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국내 TV시장점유율은 삼성과 LG가 98~9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몇 년 전 중소업체의 점유율이 4~5%로 늘었던 적이 있었지만 대기업에서 가격을 낮추면서 1%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현대아이티의 경우 2009년 국내 TV시장에서 철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다보니, 수수료도 많고 입점 자체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가 TV업체로 한때 유명세를 떨친 디보스는 5년 전 문을 닫았다. 한 때 상장까지 할 정도로 사세를 확장했던 회사지만, 대기업이 국내 TV시장 대부분을 점유하면서 결국 설 자리를 잃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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