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웃음 어우러진 성 김 주한 미국 대사 선서식

2011-11-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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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기자) 성 김 주한미국대사가 3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공식 선서식(Swearing-in Ceremony)을 가졌다.

신임 대사가 공식 부임에 앞서 전통적으로 갖는 국무부 의전행사인 이날 선서식은 국무부 8층 외교접견실인 벤저민 프랭클린 룸에서 거행됐다.

이날 선서식은 성 김 대사를 칭찬하는 덕담과 농담속에 웃음도 터져나왔지만, 성 김 대사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사상 첫 주한대사로 임명되기까지의 ‘아메리칸 드림’과 가족사를 얘기할 때는 성 김 대사는 물론 가족, 참석자들까지 눈물을 쏟아내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성 김 대사는 자신이 중학교 1학년때 가족들을 데리고 이민왔다 몇년전 별세한 부친을 거론하며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 자리에 계셨다면 정말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고 말할 때는 목이 메어 중간중간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성 김 대사는 한국계 이민자로서 오늘이 있기까지의 성취와 소회를 감동적으로 풀어냈고 “이 자리에 한국계들이 많이 와 계신데 여러분들의 성장이 오늘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했다”고 말했다.

당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행사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모친 별세로 참석할 수가 없어 웬디 셔먼 정무차관이 주재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셔먼 차관은 “클린턴 장관이 직접 이 자리에서 성 김대사를 위해 얘기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게 됐다”고 사정을 설명한뒤 성 김대사를 “미묘한 외교현안을 다루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외교관”이라고 격찬했다.

캠벨 동아태차관보는 성 김 대사가 과거 수차례 평양을 방문했던 일화들과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유머스러스하게 얘기하며 좌중을 웃겼으며, “최고의 주한 대사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셔먼 차관이 성 김 대사가 이번에 부임하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미국에 두고 간다는 사실을 전하며 안쓰러움을 표할 때 함께 한 두 딸이 계속 눈물을 흘려 좌중을 안타깝게 했다.

성 김 대사는 당초 상원인준이 순조롭게 됐더라면 서울의 2학기 개학에 맞춰 두 딸을 전학시켜 함께 데리고 가려 했지만, 인준이 기약없이 지연되며 학기가 맞지 않아 두 딸을 미국에 두고 부임해 당분간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서식에 참석한 국무부 외교관은 “감동적인(emotional) 선서식”이라고 말했고, 한 참석자는 “성 김 대사가 미국인이지만 핏줄은 전형적인 한국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고 여러 차례 가슴을 찡하게 한 세리머니였다”고 느낌을 전했다.

성 김 대사는 내주중 서울에 부임해 공식 업무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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