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4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혼란을 수습하며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던 홍 대표. 이런 평온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험로의 연속’을 걷고 있다.
선거 패배 이후 민심 수습을 위한 당 쇄신안을 둘러싸고 고민에 빠져있는 가운데, ‘막말 논란’까지 겹쳤다. 여기에 최대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가 장기 국면에 접어들며 ‘총체적 난국’에 휩싸인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2040세대와 소통강화의 일환으로 한 케이블 방송에서 진행된 20대와의 토론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홍 대표는 방송에서 “한나라당을 생각하면 블루칼라에 고급 오픈카를 타고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달려가는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대학교4학년 김기윤씨의 질타에 “한나라당 뿐 아니라 정치인 이미지가 다 그렇다”고 대답했다가 역시 대학4학년 황귀빈씨의 “그런 생각이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이유”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1일 연이어 열었던 ‘타운미팅’에서 ‘막말 논란’까지 불러일으켜‘난타’를 당한데 이어 계속해서 비판을 자초하고 나선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3일 “이번 선거 패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젊은 세대와 소통부족에 있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지금 홍 대표가 하는 행보는 뒤늦게 뛰어들어 화를 돋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이미 한나라당에 화가 난 젊은 세대에게는 일단 무조건 숙이고 들어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당내 다른 의원은“홍 대표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집권 여당의 수장이 ‘막말 논란’을 자초한 것은 분명 잘못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젊은 세대에 외면당한 한나라당에 새로운 관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홍 대표가 출연한 케이블 토론방송은 평소 방송 보다 4배 가까이 시청률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홍 대표의 직설적 화법은 지금까지 이어왔던 것이고, 그런 점을 이해한다면 오히려 당에 이득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당내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민본21은 다음 주 중에 당 쇄신안을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선거 결과를 계기로 당 내외에서 ‘전면등장론’에 맞닥뜨린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도 홍 대표에게는 고민이다.
당 쇄신안을 두고 고민 중인 홍 대표의 향후 행보에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 등의 변수가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