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골프 성장세 한 일 넘어본다

2011-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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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인구 10년 후 5000만명 예상…굵직한 프로대회 잇따라 개최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중국골프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남자골프 메이저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중국은 또 5년후 열리는 올림픽 골프에서 메달을 딸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경제가 세계 2대강국(G2)으로 성장했듯이 중국골프도 곧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의 '맹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은 지난주 남자골프 톱랭커 30명을 초청해 '상하이 마스터스'를 열었다. 총상금 500만달러에 우승상금은 단일골프대회로는 세계최고인 200만달러(약 23억3000만원)를 내걸었다. 선수들은 모두 출전료를 받았고 맨 꼴찌도 2만5000달러(약 2800만원)를 챙겼다. 급조된 '이벤트성 비공인 대회'였으나 선수들은 군침을 흘릴만 했다. 일각에서는 "내년엔 이 대회가 유러피언투어로 편입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주에는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챔피언스가 상하이에 열린다. 세계 톱랭커 78명만 나가는 특급 대회다. 총상금은 700만달러로 메이저대회에 조금 못미친다. 남자골프 다섯번째 메이저대회로 격상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랭킹 2위 리 웨스트우드는 "아시아나 호주에서도 메이저대회가 열려야 한다. HSBC챔피언스는 좋은 후보다'라고 말했다.

중국골프의 성장세는 이 뿐 아니다. 골프인구나 라운드 횟수는 폭발적이다. 지난 4월 발렌타인챔피언십을 주관한 스포츠·예술 매니지먼트그룹 PMG의 시클리티라회장은“한국 골프인구는 300만명이고 이들이 매년 25만라운드를 한다. 이는 중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 골프인구는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10년 후면 5000만명이 될 것이다. 1995년 중국 최초로 프로골프대회를 연 미션힐스CC 한 곳에서만 1년에 100만라운드가 잡혀 있다"고 말한다.

중국에는 50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다. 선전과 하이난도에는 미션힐스그룹이 건설한 '미션힐스' 골프단지가 있다. 선전에는 12개 코스 216홀을 운영중이고, 하이커우에는 10개 코스 180홀이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 당국이 무분별한 골프장 신설을 억제하고 있으나 인구나 면적 대비 골프장수가 턱없이 부족하므로 앞으로도 골프장 건설붐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유명 골프장의 그린피는 한국·일본골프장에 버금가거나 오히려 비싼 곳도 많다. 최근 중국 곤명의 한 골프장에 갔다온 A씨는 "괜찮다는 골프장에 갔는데 그린피가 35만원정도였다"며 "이제는 중국 골퍼들이 한국의 제주도나 일본 골프장으로 골프투어를 와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골프 후발국' 중국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대비해 지난 6월 국가대표를 출범시켰다. 지난 8월 제1회 한중청소년골프대항전에서 중학생 신분으로 여고부 우승을 차지한 쓰유팅을 비롯한 '유망주'들을 대거 대표로 선발한 후 한국처럼 체계적 훈련을 시키고 있다. 10세 미만의 '꿈나무'를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지로 골프유학을 보내는 사례는 열거하기 어렵다. 한국 유소년 축구선수들이 일찍부터 브라질이나 스페인 등지로 가 선진 축구를 익히는 것과 비슷한 골프붐이다.

중국 골프용품 시장도 확장일로다. 골프박람회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지에서 연간 너댓 차례 열릴 정도다. 휠라·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세계적 골프용품업체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것도 중국 골프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봤기 때문이다. 국산볼 메이커 볼빅은 한중청소년골프대항전에 이어 10∼13일 열리는 중국전국골프대회를 후원한다. 향후 중국 골프용품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골프장 수, 골프 열기 등에 비해 선수층이 빈약하다는 점은 중국 골프의 핸디캡이다. 골프역사가 일천한 까닭이다. 남자골프는 장 리안웨이나 량 웬총, 여자골프는 펑 샨샨 정도가 아시아 정상급이다. 그러나 10∼15세의 주니어 골퍼들이 성인이 되는 5∼10년 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 때는 중국골프가 세계골프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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