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에 있는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유중근 한적 총재와의 면담에서 “이산가족 분들은 연세가 많다. 80세 이상이 43%나 되고 1년에 3000∼4000명이 돌아가시기 때문에 서둘지 않으면 이 어른들이 한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류 장관은 “총재도 이산가족상봉이 금년에 안 이뤄진 것에 대해 섭섭해 한다고 들었는데 같이 노력을 해서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면서 “그분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 올해도 그렇지만 내년에도 자주 이렇게 (상봉길을) 열어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희망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유 총재는 “새로운 여성 총재가 됐다고 하니까 남북문제를 많이 묻는다. 그 첫째로 이산가족상봉이 올해도 진행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통일장관이 직접 왔으니 (힘을) 합쳐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답했다.
또 “(이산가족상봉이) 정례화 됐으면 좋겠다. 국민도 바라고 한적도 바라고 정부에서도 이렇게 하니까, 문을 열어주는 것이 올 한해를 아름답게 마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통일장관이 이산가족상봉 실무를 맡는 한적을 찾아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류 장관은 지난 21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형편이 허락하는 한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산가족 재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 상봉 관련 조치가 당장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반응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상봉 제의 카드를 무작정 꺼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을 먼저 제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