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회가 없는 틈을 타 31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30일 일본골프투어(JGTO) ABC챔피언십에서 연장 여섯번 째 홀까지는 가는 혈투끝에 2위를 기록했다. JGTO 시즌 4승의 9부 능선에서 멈추고 만 것.
그래도 JGTO 상금랭킹 1위를 지킨 것에 만족한다. 2위 이시카와 료와는 6000만여엔 차이다. 전문가들은 배상문이 지난해 김경태에 이어 2년 연속 JGTO ‘한국인 상금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배상문이 미국PGA 퀄리파잉토너먼트에 응시하느라 남은 4개 대회 가운데 2개 대회밖에 못나간다는 것이 걸린다. 그는 다음주 비자 마스터스와 그 다음주 던롭피닉스토너먼트까지만 출전하고 12월초 미국으로 향한다. 배상문이 올해 일본에서 번 상금은 1억4358만엔(약 21억원). 남은 두 대회에서 3000만엔 이상 획득해야 상금왕 안전권에 들어선다.
“기회가 왔으니 경쟁자들에 비해 불리하더라도 상금왕 해야지요. 두 대회 중 한 번 더 우승할 겁니다.” 각오가 유달랐다. 그러고 “두 대회에 못나가더라도 제 목표인 미국 진출을 위해 반드시 미PGA 퀄리파잉토너먼트에 응시할 겁니다. ”고 덧붙였다.
아직 시즌 중이지만 그에게 2011년 일본투어는 ‘노력한만큼 성적이 나오고, 골프가 좋아지는 한 해’로 기억된다. JGTO에서 시즌 2승 이상을 올린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그는 3승을 올렸고, 4승도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이다.
ABC챔피언십에서 2위를 하자 JGTO 홈페이지에서는 그를 ‘한류 스타’로 표현하는 등 우승자 못지않은 기사를 할애했다. 통산 17승을 거둔 JGTO의 ‘베테랑’ 다니구치 도루(43)의 말도 곁들였다. 다니구치는 배상문이 JGTO 2승째를 거둔 도카이클래식때 동반플레이를 한 선수다. 다니구치는 “내 라이벌은 이시카와도, 이케다 유타도 아니다. 배상문이다.”고 했다는 것. 다른 나라 사람 칭찬에 인색한 일본의 톱랭커가 어깨를 견줄 정도로 배상문은 컸다. 전화로 들리는 목소리에서도 그는 JGTO 상금왕을 찍고, 2012년 미PGA 투어카드까지 딸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