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치권, 룰라 암 발병에 촉각

2011-10-3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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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치권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의 후두암 발병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룰라가 전직 대통령이면서도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언론도 30일(현지시간) 룰라 전 대통령의 후두암 발병과 관련한 내용을 자세히 전하면서 정치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기사를 일제히 실었다.

브라질 언론은 대부분 “룰라의 행보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최소한 당분간은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탓에 퇴임 후 보여온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집권 노동자당(PT)의 명예대표로 내년 지방선거를 사실상 진두지휘해온 룰라의 발걸음이 다소 무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룰라는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선거 특임장관’으로 인식됐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각 정당과의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내년 6월까지 전국 27개 주 가운데 지방선거가 치러지지 않는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특구를 제외한 26개 주를 누비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가 지방선거 정국의 전면에 나선 것은 호세프 대통령과의 ‘역할 분담론’으로 설명된다. ‘정치의 달인’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룰라가 지방선거 전반을 주도하고 호세프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 출마한 것을 제외하고는 선거 경험이 전혀 없다.

정치 전문가들은 룰라가 공개적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더라도 지방단체장 후보 결정 등 주요 사안에 관해서는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룰라가 자신의 이름을 딴 ‘룰라 연구소’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정치개혁 작업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룰라가 구상하는 정치개혁에는 선거 공영제와 비례투표제 확대, 정당 설립 요건 강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는 그동안 주요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등의 대표들과 만나 정치개혁에 관해 의견을 청취해 왔다.

룰라는 애초 호세프 대통령 임기 첫해인 올해 안에 정치개혁의 대강을 마련하고 의회에서 본격적인 협의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66번째 생일을 맞은 룰라는 목에 통증을 느껴 28~29일 이틀간 상파울루 시내 시리오 리바네스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후두암 판정을 받았다.
룰라는 31일부터 화학 치료를 받기 시작할 예정이며, 검진에 참여한 전문의는 “종양은 크지 않으며 치료를 받고 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룰라의 후두암 발병 소식이 알려지자 호세프 대통령은 물론 중남미 지역 정상들이 쾌유를 비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룰라가 과거 노조위원장을 지낸 금속노조와 룰라가 가장 좋아하는 상파울루 시의 명문 프로축구클럽 코린치안스 등이 위로의 뜻을 전달하는 등 범국민적 인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룰라는 90%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율 속에 지난해 말 퇴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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